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학생인권조례·혁신학교 등 '곽노현표' 정책에 대한 손보기를 선언하면서 진보교육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감으로 취임한 문 교육감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핵심정책인 서울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한 문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학생인권조례의 어떤 조항이 학교 교실의 생활지도를 어렵게 만드는지 확인한 뒤 조항을 수정하거나 폐기해 교사들의 지도력을 보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학생인권조례안의 '체벌금지 조항'을 없애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문 교육감은 "5년 내에 혁신학교 평가를 하게 돼 있는 만큼 객관적 평가와 함께 학교 내부 모니터링을 해 나가겠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폐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 서울 중구 선거캠프에서 열린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워 교단 붕괴와 교사의 자괴감이 시작됐다"며 "학생인권조례를 시급하게 손보겠다"고 밝혔다.

문 교육감이 곽 전 교육감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자 전교조는 "학교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는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이제까지 추진돼 온 정책을 되돌리려고 하는데 그것은 억지로 되돌린다고 되돌려지는 게 아니다"며 "유신시대적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 당선자도 "혁신학교나 학생인권조례는 대단한 혁신조치가 아니라 교육정상화로 가는 첫걸음일 뿐"이라며 "혁신학교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다소 발견되기도 하지만 시스템을 보완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문 교육감은 54.17%(290만9천435표)의 지지를 37.01%(198만7천534표)에 그친 이수호 민주진보단일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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