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윤정 기자

서울시 6개 투자기관 직원의 임금과 근로조건, 노사관계 만족도가 낮은 것과 관련해 서울시 사회적 대화기구인 서울특별시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서울모델)가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13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대회의실에서 서울모델 주최로 열린 ‘서울시 노사정 협력·발전방안 학술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노 부소장은 서울모델 의뢰로 올해 11~12월 서울시 투자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지역단위 사회적 대화 활성화해야”

윤진호 서울모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앙단위는 사회적 대화에 익숙하지만 지역이나 업종단위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2000년 창립된 서울모델이 서울시 투자기관 노사관계의 개선과 노동의 인간화, 공공기관의 질 높은 서비스 달성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시 투자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고용환경 개선에 중요한 과제들이 부각되고 시민의 요구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오늘 자리가 서울모델의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노사관계 안정과 사회통합의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정주남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위원장·박관수 시설관리공단노조 위원장·김재두 서울SH공사노조 위원장·박경선 서울농수산식품공사노조 위원장·황병철 서울의료원노조 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투자기관 근로조건·노사관계 만족도 낮아

노광표 부소장은 이날 ‘서울시 투자기관 노동조건·노사관계 진단 및 개선방안 보고’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시 투자기관 직원들의 임금수준 만족도가 4.2%에 불과했다”며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가치와 노동량에 비해 그 처우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 부소장에 따르면 업무량 만족도는 11.9%, 업무강도 만족도는 11.5%, 업무시간 만족도는 11.0%, 근무환경 만족도는 10.1%, 부서인력 적정성은 6.0%에 그쳤다. 기관별로 노사관계 정책 평가가 엇갈렸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노조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한다’ 항목에 대해 각각 11.7%, 1.8%로 두드러지게 낮았다. 반면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51.9%로 가장 높았다. 서울모델 인지도(70.7%)는 높지만 서울시 노동정책 부재로 인한 한계(75.8%)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노 부소장은 “서울모델 또는 서울시 노사정협의회 기능에 대한 근로자들의 신뢰를 먼저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는 최종 사용자로서 갈등을 사전에 파악·조정하고 서울모델 위상강화를 통해 행정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사회적 대화 전략적 투자 필요”

이호근 전북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사회적 대화체제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찰’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단위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자체장은 해당 의제에 대한 정책협의 단계부터 경청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역단위는 노사의 조직적·정책적 역량이 미흡하기에 시간을 갖고 사회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임상훈 한양대 교수(경영학부)·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고용노동연수원)·배인연 동화노무법인 대표(서울모델 공익위원)·장사원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사무처장·조동희 서울지하철노조 정책실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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