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병권)가 지역본부별 연차 사용률 공개 등 사측의 연차 사용 강제화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부는 21일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를 무시한 채 인건비 절감만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연차사용 강제화 시도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본부별 연차 사용률’ 자료를 작성해 내부에 공개했다. 이로 인해 지역본부장과 부점장 등 관리자들이 경쟁적으로 직원들의 연차휴가를 강제해 조합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지부는 "올해 마감이 두 달 남은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영업점 여건상 인력부족, 업무평가 마감 등으로 연차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이 지주사의 사주를 받아 인건비 절감만을 위해 연차휴가 사용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일이 밀렸는데도 연차를 쓰거나, 연차를 등록해 놓고 업무를 하는 등 비정상적인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최근 관련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형태 HR부행장을 항의방문해 "지역별 연차 사용률 공개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직원들의 자율적인 연차 사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김 부행장은 “직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차사용을 강요하는 부점장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메일을 발송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측의 연차휴가 사용 강제 시도가 언제든 노골화할 수 있다고 보고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부 관계자는 "연차 휴가 강제사용과 관련한 조합원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차 사용 강요와 연차 등록 후 근무행위를 제보받는 신고센터를 운영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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