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시나리오'로 논란에 휩싸인 창조컨설팅이 노조파업 150일을 넘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사의 단체교섭에 개입해 불성실 교섭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략회의’ 문건을 보면 창조컨설팅은 지난해 10월 회사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 이후 노사가 진행한 임금·단체협상 기간 동안 교섭지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창조컨설팅은 문건에서 “교섭에 임하는 모습 등 교섭 외형에 있어 안정적인 모습을 연출하되, 인사·경영권에 관한 협의·합의 조항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도록 하고 조합원 범위에 관한 기존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수정안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창조컨설팅은 해당 문건을 올해 1월25일 작성했다. 이후 노사는 3월 초까지 서너 차례 추가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사측은 이례적으로 해고조항 신설을 강하게 요구했다. 창조컨설팅 문건에도 비슷한 내용이 눈에 띈다. 문건에는 “3월 중순을 목표로 회사의 본질적인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지부장 김호열)는 추가교섭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3월 초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지부가 4월 말 파업에 돌입한 뒤 재개한 교섭에도 창조컨설팅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5월 한 달 동안 세 차례 추가교섭을 벌였다. 회사는 마지막 교섭에서 직원 주택자금 융자 확대와 건강검진 강화 등 핵심에서 비껴 간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창조컨설팅이 작성한 문건에도 유사한 대목이 나온다. 창조컨설팅은 “시설 대여 및 이용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합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요구사항 수정 및 지부의 의견을 청취해 최대한 시간을 지연시켜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 창조컨설팅은 회사의 단협 요구안을 3단계(○·×·△)로 구분해 태도를 정하라고 조언했다. 문건에는 '사규위반시 해고'는 '양보해서는 안 되는' 항목으로 분류돼 있었다. 김호열 지부장은 "창조컨설팅의 전술에 따라 사측이 시간끌기와 무의미한 요구 수용으로 교섭을 지연시켜 왔다"며 "양측이 작당한 교섭해태와 갖가지 해고 남발 시도가 노조를 장기파업으로 유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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