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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재 한국관광공사노조 위원장] “관광공사 면세점, 국산품 매장으로 특화시켜야”
오현재 한국관광공사노조 위원장

"재벌의 이익독식이 강화돼 외화유출이 심화되는 반면 60여개의 중소기업과 530여명의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립니다. 관광진흥기금 조성도 끊기고 국산품 홀대현상도 심화되겠죠.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지 묻고 싶습니다."

오현재(사진·49) 한국관광공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재벌의 독과점 현상이 가장 심화된 곳이 바로 면세사업"이라며 "민간이 운영하는 면세점과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 강행에 이어 인천공항면세점이 그 뒤를 잇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공사노조는 면세점 입찰공고에 대비해 비상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주말을 제외한 점심시간마다 공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공사는 내년 2월 인천공항면세점을 폐쇄하는 것을 끝으로 50년간 이어 온 면세사업을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공사의 면세사업 종료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인해 재벌인 롯데·신라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53%에서 지난해 79%로 급등했다. 공사의 비중은 2007년 12%에서 지난해 4%로 하락했다. 재벌 위주의 승자독식이 고착화된 것이다.

재벌면세점들은 주로 외산품을 판매해 국부유출 논란마저 제기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면세시장 내 국산품과 외국제품 판매비율은 9%(국산담배 포함시 약 18%) 대 91%였다. 그런데 인천공항에서 공사면세점이 판매한 국산품 판매 비중은 45%에 이른다. 재벌이 외면하는 토산품 등 비인기 국산품목을 판매하는 공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그동안 면세사업 운영을 통해 거둔 수익금 전부를 제주 중문관광단지 등 관광산업진흥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해 왔다.

오현재 위원장은 "면세사업은 국가재정의 근간인 징세권을 국가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예외적인 특혜사업인데, 현 상황은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혜사업의 수익이 고스란히 재벌에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공사면세점 노동자 530여명의 고용도 문제다. 공사는 이미 2010년 선진화 정책으로 121명을 감원했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오 위원장은 "당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산품 판매직원들은 국산품 판매직원들과 뽑는 기준과 판매기법이 달라 공사면세점 노동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위원장은 공사면세점을 존치시켜 국산품 육성 등 공적인 역할을 부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공공기관인 공사면세점을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특화시켜 국산품 보호 역할을 부여하고 국산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생존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홀대받는 국산품도 살리고 관광진흥기금도 조성하는 등 공적인 역할을 강화해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과 공존할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대 국회에 두 가지 법안 마련을 주문했다. 재벌이 면세점이라는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면세점 수익의 일부분을 공적기금에 출연하는 것과 재벌이 운영하는 공항면세점 내 상당부분에서 국산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수익의 일정부분을 공적기금으로 출연하는 일반적인 면세사업과 달리 정부가 세금징수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미 면세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재벌에게 특혜를 몰아주려 하고 있다”며 “공사면세점을 존치시켜 민간기업이 하지 못하는 공적 역할을 계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성  kes04@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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