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4월1일~7일)는 정부가 처음 제정한 '남녀 고용평등 주간'. 한국일보사와 노동부는 '지식정보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여성을 잘 활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용평등이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시리즈를 연재한다.

여러 불평등 고용 관행을 혁신해온 기업들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선진국수준의 고용평등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여성의 권리증진, 교육기회 확대 등을 통해 여성인력을 잘 활용한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속도가 빠른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세계여성의 날인 3월8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 '발전과 생성' 중에서).

여성은 경쟁력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유능한 사람을 쓰는 것이 기업과국가에 경쟁력을 가져다 준다. 육체적 능력보다 지식정보가 강조되는 21세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최근 국내에서도 선진국 기업 못지 않게 여성을 소중히 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들이 많다.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면서 우리 수출을 이끌다시피하고 있는 삼성전자. 1998년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은 28.6%였으나 99년 33.5%로 높아지더니 작년에는 절반이 넘는 56.2%를 차지했다. 여성근로자가늘어나면서 이 회사는 5% 이상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있다. 삼성전자 수원공장 박영중 부장은 "여성들은 반도체 제작공정에 필요한 세심함과 끈기를 갖추고 있으며 책임감도 남성 못지 않다"고 추켜 세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교육훈련을 받은 직원 가운데 72%가 여성이었다. 전체 사원 중 여성이 절반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여성근로자 교육에 특별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훈련을 통해 여성직원들의 근로집중도가 매우 높아졌고 서비스의 질도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고 교육훈련을 활성화해온 데 힘입은 바 크다. 70년 39.3%이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48.3%까지 상승했고, 대학생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85년 26.8%에서지난해 34.2%까지 올라섰다.

문제는 여성을 저임금 단순직 근로자로 활용하는 경향이 여전해 고용이단순직종에 73.1%나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여성학자 진남희(秦南熙) 박사는 "독창성으로 승부를 내는 지식정보사회의 도래는 이같은 여성고용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 테헤란밸리에 있는 벤처기업 테모라. 직원 12명 가운데 여성은 8명이나 되고 대부분 소프트웨어 개발 등 고난도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회사 나성국(40) 대표는 "에이스급 사원 가운데 여성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옆에 있던 여성 전무에게 미소를 던진다.

그러나 지식정보화가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저절로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정강자(鄭康子)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본부장은 "지식전쟁의 와중에서도 말로만 '여성을 중히 써야 한다'고 하는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고용평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제거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후원: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공단

편집자문위원= ▦정영숙(鄭永淡) 한국노총 여성국장 ▦김정태(金正泰) 경총 조사2부장 ▦장필화(張必和촵여성학) 이화여대 교수 ▦장지연(張芝延)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김태홍(金泰?)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김선수(金善?) 변호사 ▦정강자(鄭康子)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본부장 ▦신명(申? ) 노동부 근로여성정책국장(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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