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장

"관성적인 집행 관행을 넘어 새로운 환경에 맞춰 조직의 변혁을 시도하겠습니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와 통합을 추진해 사측과 정부에 맞서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조합원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황병래(45·사진)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장의 말이다. 황병래 지부장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부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언행에 반드시 책임을 지는 신뢰받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지부장은 지난달 진행된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 4대 지부장 선거에서 62.9%를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12월31일까지다. 그는 전국사회보험지부 사무처장(2009년)·서울본부장(2005~2006)·동대문지부 지부장(2002~2003)·서울본부 정책부장(2001년)을 지냈다.

황 지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변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술자리와 식사자리에 가면 노조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는데, 언제부턴가 노동환경이 척박해지면서 직원들이 더 이상 노조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게 됐다"며 "노조가 조합원들의 일상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적용에 따른 전임자 축소 등 새로운 환경이 주어진 가운데 노조를 유린하는 사측의 일방통행식 경영이 강화되고 있다"며 "노조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유지를 위해서는 최적화된 조직체계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황 지부장은 임기 내 한국노총 공공연맹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와 통합을 공약했다. 지난달 지부장 당선 후 첫 행사로 성광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 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통합을 실현해 한 배를 타고 항해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지부장은 "사측이 주도하는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직장노조와 통합해야 한다”며 “조합원을 설득해 단결력과 조직력을 배가해 희망과 비전을 보여 주는 노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의 탈퇴와 관련해서는 "지부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황 지부장은 △3급 자동승진 쟁취 △직급별 정년차별 해소 △업무개선위원회 운영을 통한 노동강도 완화 △해고자 원직복직 기틀 마련을 약속했다.

연말 대선 등 외부 환경변화에 조응해 4대 보험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그가 풀어야 할 과제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사회연대연금지부와 보건의료노조 근로복지공단의료지부, 한국노총 산하 공공연맹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근로복지공단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노조는 지난 5월 산별노조 결성을 위한 '전국 사회보장기관 노동조합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9월 중 산별노조를 출범시키겠다"고 결의했다. 조합원 규모는 1만8천500명인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1만1천600여명이다.

조직형태를 변경하려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황 지부장은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조합원의 공감대가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등 사회 변혁기를 맞아 4대 보험 개혁과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하나로 뭉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공세적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황 지부장은 그러나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그 집에서 실제로 살아갈 사람들이 집의 구조와 활용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대표자들이 계획한 일정에 쫓겨 조합원들의 내적 공감대 없이 무리한 통합을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황 지부장은 "무엇보다도 조합원 개개인의 고민과 어려움을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배려와 용기로 극복하는 노조를 만들어 가고 싶다"며 "내부적으로는 사측에 당당히 맞서고 외부적으로는 급변하는 미래환경에 휘둘리지 않도록 힘과 정책역량을 기르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조합원들에게 관심을 당부했다. 황 지부장은 "노조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이끌어 내야 하는 조직"이라며 "참여와 관심으로 노조를 건강하게 변혁시키고 튼튼한 울타리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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