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민영화와 관련해 노동계가 경남·광주은행의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와 상반되는 발언을 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 경남은행지부(위원장 박재노)는 28일 “반복적으로 은행 대형화 예찬 발언을 한 새누리당 의원에게 지역 여당 의원들과 함께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가 지역구인 안홍준 의원은 지난 22일 창원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은행 대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시 안 의원은 우리금융그룹의 계열사인 경남은행을 언급하며 “큰 지주회사 아래서 독자생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분권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우리금융그룹과 분리해서 매각해야 한다는 지부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지부는 “금융산업 대형화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 이상 세계적 추세가 아니다”며 “오히려 세계 각국은 금융기관의 위험투자와 대형화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부는 성명을 내고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은행들이 이전보다 효율성과 경쟁력이 좋아졌다는 증거는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오히려 대형화된 은행일수록 지역과 서민, 중소기업을 외면했기 때문에 안홍준 의원이 은행 대형화를 예찬한 것은 시대를 역행하고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지난 27일 창원시에 위치한 안 의원의 사무실을 항의방문하고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안 의원 측은 "현재와 같이 우리금융그룹에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대형은행을 예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노 위원장은 "안 의원은 오해라고 하지만 경남은행 매각과 관련해 비슷한 발언을 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라며 "뜻이 왜곡된 것이라면 지역의 여당 의원들과 함께 경남은행 매각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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