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자 당원들이 최대한 투표를 해서 당심이 (선거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노총이 조건부 지지철회를 하면서 제대로 혁신하라고 했던 요구가 투표 결과로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후보는 "혁신은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문제는 누가 진정한 혁신을 중심으로 당을 통합해 나가느냐 여부"라며 "노동자가 중심에 서지 않으면 당이 노동중심성을 세워 나가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우리 조합원 당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주인된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며 "어느 분이 당대표가 되는 것을 떠나 절대 다수의 당원들이 당직선거에 함께 참여해서 당을 새로 혁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강 후보는 "노동진영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분위기가 싸늘하다"며 노동계에서 투표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을 우려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의 패권주의·정파주의를 거론하며 "안 좋은 것은 전염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민주노총 내에도 정파주의와 패권주의적 요소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당에서 이를 극복해야 대중조직도 오염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선거든 투쟁이든 명분이 중요하다"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명분은 혁신"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은 고질적인 낡은 진보주의 정파를 극복하라는 것"이라며 "누가 명분을 선점하느냐가 대세를 쥐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혁신 의제로 노동중심성을 화두로 해서 잡고 가야 하는데 정파적 패권성을 일소하지 못하면 노동·농민·민주 중심성을 갖고 갈 수 없다"며 "당이 숨을 못 쉬는 상황이니 노동당원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끌어내는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달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노동중심성을 확보하고 당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을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