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농협은행장)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위원장 허권)가 "정부의 낙하산 시도를 위한 알박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부는 10일 “정부가 전격적으로 경영개선계획 이행약정서(MOU)를 체결하더니, 농협관치를 본격화하기 위해 사전작업을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부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7일 임시경영위원회를 소집해 농협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부는 신 회장의 사퇴의사 표명이 지주사 출범 3개월여 만에 급작스럽게 이뤄지는 만큼 정부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부는 특히 MOU가 체결되자마자 사퇴 얘기가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부는 “새 금융지주 회장에 누가 내정되는지를 지켜보면 신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유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농림수산식품부가 MOU 체결로 농협을 관치화한 뒤 정부관료 출신 퇴물들의 대규모 낙하산 인사가 시도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부는 지난 8일 사무금융연맹 NH농협중앙회노조와 함께 성명을 내고 “정부관료 출신 퇴물들의 자리보전을 위한 MOU를 지금 당장 폐기처분하고, 낙하산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부 관계자는 “경영이 뭔지도 모르는 조합장 출신 회장과 이사가 농협을 말아먹는 것도 모자라 MOU 체결 이후 관료출신 퇴물들을 알박기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전체 조합원들과 300만 농민을 죽이는 행위로 필사즉생 투쟁으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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