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 희망캠프 농성장에서 열린 언론노조 기자회견에서 김현석(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KBS본부장이 잠정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조현미 기자
공정방송 회복과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의 파업이 노사 잠정합의로 일단락됐다.

언론노조와 KBS본부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 희망캠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집행부·중앙위원·시도 지부장으로 구성된 쟁의대책위원회에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사측과 잠정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본부가 지난 3월6일 '부당징계·막장인사 분쇄 및 특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인 지 93일 만이다.

노사는 이날 김현석 본부장과 김인규 사장을 대표로 하는 노사 동수의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설치와 탐사보도팀 부활에 합의했다. KBS에는 현재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따라 공정방송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사장 대신 부사장이 사측 대표를 맡아 왔다.

이번에 부활하는 탐사보도팀은 2005년 보도본부 산하에 처음 생겼다가 2008년 이병순 사장 시절 폐지된 바 있다. 2005년 당시 탐사보도팀은 심층보도를 통해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본부가 이날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당초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부당징계와 인사 문제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합의내용은 7일 대의원대회 추인과 8일 조합원총회를 거친 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본부는 그러나 김인규 사장 퇴진은 관철시키지 못했다.

김 본부장은 "특보체제와 비판이 거세된 방송을 원래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했다"며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금은 결단해서 들어가야 공정하게 대선을 보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KBS본부의 합의는 전체 내용으로 볼 때 상당히 전향적"이라며 "특보사장 퇴진에는 못 미치지만 사실상 내용은 그에 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강택 위원장은 이날로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하는 단식농성 9일째를 맞았다. 여의도 농성장에서는 언론계 선배 10여명이 동조단식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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