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

돈을 받지 않더라도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도움은 필요한데 어디서 조언을 얻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연애·결혼·출산까지 포기하게 된다는 '3포 시대'에 사는 청년 취업준비생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들을 만났다.

“취업 막막, 도움 절실해요”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열린마당에서 개최된 고용노동부장관과의 토론회 '청춘, 너의 용감함을 보여줘' 행사에는 40여명의 대학생·청년들이 참여했다. 토론회는 노동부 페이스북과 위키트리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청년들의 목소리는 생생하고 절절했다. "취업 현실이 어렵다. 도움을 받고 싶다"는 요청부터 "중소기업이나 기술전문인들을 정당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사회에 대한 비판까지 쏟아졌다. "정부가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청년패널인 오민영씨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했더라도 하는 일과 적성이 맞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주변에 여럿 있다"며 "인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씨는 "학교에 다닐 때부터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직장을 미리 경험한다면 적성을 찾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돈을 받지 않더라도 인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널 윤태일씨는 "청년들이 외적인 스펙은 화려하지만 자신만의 인생스토리는 적고 경험과 용기가 부족하다"며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선배들이 조언자로 나선다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정부가 산업·분야별로 이런 조언가를 육성한다면 청년 취업은 물론 장년(고령) 일자리 해결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양적으로 지원책을 쏟아내기보다는 정말 필요한, 콘텐츠가 있는 질적인 도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유재형씨는 "3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데 전공과 나의 적성이 맞는지, 취업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물어볼 때가 없어 막막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정부가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에게 중소기업 취직을 장려하면서도 실제 중소기업 육성에는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대학생 김성훈씨는 "중소기업은 임금이나 근무여건이 좋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중소기업 취직에 관심이 많은데,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막상 취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부분이 각종 고시를 준비하거나 공무원·대기업에만 취직하려 하고 중소기업은 이들 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낙오자들이 취직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 취직? 사회 인식부터 바꿔야”

박천호씨 역시 "한 설문조사에서 대기업에 떨어진 사람 중 55%가 중소기업에 가지 않고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며 "연봉이 낮고 복리후생이 열악하면서 고용이 불안하다는 것이 핵심 이유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함에도 오락가락 정책을 반복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좋은 기업으로 키우지 않는다면 취업 회피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배가브리엘씨는 "전문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친구 한 명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러 독일로 유학을 가면서 한국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며 "독일은 전문기술인을 대우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채필 장관은 이에 대해 "청년들이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며 "청년들이 지적했던 문제와 아이디어가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청년 취업이 어렵고 기술인들이 우대받지 못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 모두 맞다"며 "그러나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해 사는 것은 자기 인생이 아닌 만큼 창업이든 취업이든 기업규모가 크든 작든, 자신의 꿈을 찾아 열정을 다해 청년들이 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청년이 그렇게 뛸 때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스스로의 꿈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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