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담회 참가자]

■ 전직

노회찬 전 대표·박승흡 전 대표·황원래 전 대표·조진원 전 부사장·최영민 전 편집국장·이성희 전 편집국장·김동원 전 편집국장·박영삼 전 편집국장·김지연 전 편집기자·윤춘호 전 기자·조상기 전 기자·정용상 전 기자·오재현 전 기자

■ 현직

박성국 대표·부성현 이사·박운 편집국장·김행자 고객지원팀장·홍진이 인사총무팀장·연윤정 노동현장팀장·한계희 노동정치팀장·김학태 출판팀장·김봉석 노동정책팀장·김미영 기자·구은회 기자·정기훈 기자·제정남 기자·양우람 기자·김은성 기자·조현미 기자·윤자은 기자·김지우 편집기자·정상은 편집기자·배윤자 편집기자·정기만 대리

------------------------------

“매일노동뉴스의 발전을 위하여!”

“사랑한다. 매일노동뉴스~”


지난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매일노동뉴스의 스무 살 생일잔치가 벌어졌다. 입사 두 달이 안 된 기자부터 20년 전 매일노동뉴스를 이끌었던 경영진, 매일노동뉴스에 몸담은 전현직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20년 감회를 나눴고,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를 사이에 두고 추억을 떠올리며 술잔을 부딪쳤다. 자축과 자화자찬, 당부와 자성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밤늦도록 수다가 이어졌다. 20년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고, 정체성에 관한 고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오갔다.

# 이야기 하나. 전직 임직원들 "그땐 그랬지"

◇노회찬=요새 집안(?) 사정 때문에 근신하고 있다. 이 자리만큼은 빠질 수 없어서 왔다. 20년 전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회의 속에서 출발했다. 10년간 매일노동뉴스를 경영하며 마신 소주가 3천병, 맥주는 1만병 가까지 되지 않을까 싶다. 20년의 연륜을 가진 매일노동뉴스가 한국 노사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최영민=90년대에 울산에서 기사도 쓰고 직접 신문배달도 했다. 당시엔 매일노동뉴스가 울산까지 내려오지 않아 1주일 분량을 프린트해서 배달했다. 가장 열정적이었던 30대를 매일노동뉴스와 함께했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즐거웠던 일, 보람찼던 일, 부끄러웠던 순간도 있었다. 지금은 최고참 기자인 연윤정 기자가 그 당시 막내 기자였다. 지금도 기억한다. 연윤정 기자가 울던 날, 출입처가 마음에 안 든다고 했던 날. 연윤정 기자의 막내 시절을 알고 싶은 분은 얘기해 달라.

◇윤춘호=‘이러쿵저러쿵’을 내가 만들었다. 기획도 내가 했고 코너 제목도 직접 달았다. 기자들이 이러쿵저러쿵을 가장 싫어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요즘 쿵쿵은 예전만큼 재미있지 않은 것 같다.

◇정용상=매일노동뉴스에서 2년간 일했고 그만둔 지 6년 됐다. 매일노동뉴스에서 일하는 동안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다. 퇴사 이후 먹고사는 데 큰 도움을 받은 셈이다. 빚진 심정으로 살고 있다. 기억에 남는 건 회사측이 금요일 오후마다 기자들을 강의실에 몰아넣고 근로기준법을 가르쳤던 것이다. 시험도 봤고, 결과도 공개했다. 내가 뒤에서 두 번째였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업계(?)에서 일하면서 근로기준법을 그때 말고 언제 한번 찬찬히 읽어봤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이야기 둘. 현직 임직원들 "지금은 이래요"

◇박성국=오늘은 5·18 광주항쟁과 매일노동뉴스 창립 20주년 기념 저녁모임이 겹친 숙연하고 뜻 깊은 날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스무 살이 됐기 때문에 기지개를 크게 켜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직원 21명이 임금을 분배하면서 회사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충남까지는 조간으로 들어가고, 영·호남지역엔 석간으로 배달하고 있다.

내년에 노동부 산하기관들이 울산으로 내려간다. 현재 시스템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내년까지 열심히 해서 영남지방에 제2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조간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선배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기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노동언론에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 많이 도와 달라.

◇연윤정=전현직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다들 와 주셔서 감사하다. 이후 20년, 40년, 100년도 함께 만들어 가자.

◇한계희=세파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20년 동안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 여럿을 포용할 수 있는 좋은 회사가 됐으면 한다. 선배들에게 자랑스러울 수 있는 회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김봉석=2002년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언론에 종사하며 원했던 일들을 할 수 있었다. 그때 선배들이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있는 것이다.

◇김행자=20대에 활동했던 인연으로 30대에 매일노동뉴스에서 일할 수 있었다. 행복하고 고맙다. 지금 40대인데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하고 싶다.

◇홍진이=매일노동뉴스에 와서 사람냄새 나는 사람들을 만난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 발전해 나갈 회사를 위해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 후배들 많이 챙겨 달라.

◇구은회=2004년에 입사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분들을 오랜만에 보니 세월의 흐름이 보여 안타깝다. 갈 길이 멀다. 열심히 하겠다.

◇김지우=처음 입사했을 때는 할 일이 많지 않겠다,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일이 늘어난다. 20주년을 맞아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양우람=입사 전에는 매일노동뉴스가 이렇게 긴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줄 몰랐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더 열심히 하겠다.

◇김미영=8년 전 오늘 매일노동뉴스와 인연을 맺었다. 인생의 4분의 1을 매일노동뉴스에서 보냈다. 값진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조현미=입사했던 2008년 취업난이 심했다. 당시 면접 때 월급을 안 받고 일하겠다고 말해서 입사할 수 있었다. 나에게 첫 직장인 매일노동뉴스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자부심 갖고 일하고 있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언론사가 됐으면 좋겠다.

◇정기훈=스무 살 매일노동뉴스의 진짜 주인공은 노회찬 전 대표도 아니고 황원래 전 대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막내 기자들이다. 그전에 누가 매일노동뉴스가 어떤 매체냐고 물어보면 노회찬 대표가 만든 신문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윤자은·조현미·김은성 기자가 만드는 신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 이야기 셋. 매일노동뉴스에 바란다

◇박승흡=매일노동뉴스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노사관계에 대한 전문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노동의제를 국민적 차원으로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20년간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일어섰다. 앞으로도 확장을 위해 노력하자.

◇조진원=앞으로 매일노동뉴스에 남은 일이 많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매일노동뉴스, 정확하고 신속하고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그 과도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최영민=노동 관련 소식을 많이 내고 빠르게 낸다고 전문일간지는 아니다. 내용이 있고 깊이가 있어야 한다. 현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주고, 미래 노사관계를 조망할 수 있는 노동전문일간지가 되기를 바란다. 내실을 기하고 정비해 나갔으면 좋겠다.

◇김동원=노동계에 화두가 됐던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사람들은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독자들이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내밀한 정보를 얻고, 독자들에게 판단의 기준선을 줄 수 있는 매일노동뉴스가 되는 것이 30주년을 내다보는 과제가 아닐까. 고정된 출입처 중심제보다는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팀제로 집중하는 것이 독자들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길일 것이다. 여성 기자들이 많은데 남성 기자들이 열심히 해서 꿀리지 않도록 분발해 주기를 바란다.

◇박영삼=박성국 대표가 매일노동뉴스를 맡아 잘 이끌어 가고 있는 것 고맙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 나아가 인류사회의 진보를 이끌어 나가는 힘을 모으기 위해 전현직 경영진과 기자들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매일노동뉴스에 있다가 다른 언론사로 간 기자들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기자들은 훌륭한 자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자부심 갖고 열심히 일해서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조상기=진보진영이라 불리는 곳에 조직보호 논리가 아직까지 존재한다. 내부적으로 쓴소리를 해야 할 때이지만 조직보호 논리가 작동하면서 뭉개고 가는 경우가 있다. 자정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노동운동 전체에서도 아쉬웠다. 그런 문제가 있을 때 날카롭게 지적하는 매체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 이야기 넷. 선배를 믿어라

◇노회찬=초창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매일노동뉴스를 이끈 사람들의 열정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매일노동뉴스도 없었을 것이다. 매일노동뉴스를 떠난 지 10년이 됐지만 몸만 떠났을 뿐 마음을 늘 가까이 있었다. 매일노동뉴스가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진다. 나도 있는 힘, 없는 힘 다해서 돕겠다.

◇박승흡=안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는 데 양대 노총 43개 산별 연맹·노조와 주요한 노동현장을 찾아다니고 두 발로 뛸 것을 약속드린다. 매일노동뉴스가 더 인정받고 우뚝 서는, 노동언론의 대표주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황원래=매일노동뉴스 최초의 전문경영인이었다. 대표는 그만뒀지만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매일노동뉴스 전 대표로서 매일노동뉴스가 200주년까지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 이야기 다섯. 남은 이야기

◇오재현=매일노동뉴스에 3년 있었다. 매일노동뉴스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하는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이었다. 지금은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서 선전을 담당하고 있다. 3년 동안 취재기자로 일했는데, 자리를 옮기자마자 부장이 됐다. 기업은행지부에서는 ‘네가 하는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을 덜 듣는 편이다.

◇김지연=매일노동뉴스를 그만둔 지 10년이 됐다. 매일노동뉴스에서 배운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다양한 이들의 삶을 배웠다. 지금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다닌다. 내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매일노동뉴스의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배웠다.

◇조진원=제화공노조 분들과 얘기를 해 보면 구두 만드는 사람은 구두를 찌그러뜨려 신고 다니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문법 틀리는 사람이 진짜 싫다. 기자는 항상 문법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매체의 영향력은 매체에서 발간하는 기사의 양과 질도 있지만 글을 정확히 쓰는 것에서 시작한다.

◇김학태=오늘은 매일노동뉴스 생일이기도 하지만 내 생일이기도 하다. 매일노동뉴스에서 입사한 지 만 10년이 지났다. 매일노동뉴스를 떠난 선배들도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이끌어 주고, 후배는 선배들을 믿고 따랐으면 좋겠다.

정리=윤자은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