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희생자 영정사진이 쓰레기차에 처박혔다. 남대문경찰서는 24일 오전 9시30분께 대한문 앞에 세워진 쌍용차 시민분향소를 강제로 철거했다.

이날 경찰은 경비병력 3개 중대를 동원해 분향소 철거에 나섰다. 서울시 중구청 건설관리과 직원과 용역경비는 쓰레기차를 이끌고 왔다. 이들이 분향소 철거를 막으려고 몸에 기름을 끼얹은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분향소에 있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희생자의 영정사진은 30여분 만에 중구청 쓰레기차에 실려 사라졌다. 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는 "3회 이상 자진철거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행정대집행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향소 강제철거를 강하게 비판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경찰과 중구청은 계고 절차도 무시하고 곧바로 폭력적으로 철거를 자행했고 항의하는 이들을 경찰버스로 연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소화기까지 뿌렸고 앰프와 발전기·천막 등을 탈취해 갔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한문 앞은 합법적인 집회신고가 돼 있는 곳"이라며 "집회신고서에는 텐트 등이 집회신고물품으로 분명히 기재돼 있어 경찰의 강제침탈과 물품탈취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의 불법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쌍용차 범대위는 분향소를 다시 설치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경찰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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