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한국의 장시간 근로 개선은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OECD가 이달 26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둔화 요인으로 지목한 노동력 급감의 개선대책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멕시코 출신인 구리아 사무총장은 "멕시코의 경우 높은 수준의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으나 생산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면 생산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의 언급은 이채필 노동부장관의 지론과 일맥상통한다. 이 장관은 평소 "적정한 근로시간을 유지할 때 생산성도 올릴 수 있다"며 장시간 근로 개선을 주문해 왔다. 이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도 "이제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위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노사정 논의를 통해 제도뿐 아니라 관행·문화까지 개선해 장시간 근로를 감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을 높게 평가했다. 다른 OECD 회원국의 경우 저성장·고실업·높은 국가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한국은 높은 성장·낮은 실업률 등 상황이 매우 양호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불평등의 증가는 한국 역시 겪고 있는 문제"라며 "노동시장에서도 고용기회·노동소득에서의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개선을 주문했다. 이어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여는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과 함께 유연한 근무시간을 도입하고 보육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한국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말씀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은 일자리를 모든 정책의 중심에 두는, 일자리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청년·고령자 고용참여 증진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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