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조직개편에 이어 파업 중인 사원들에 대한 인사를 강행했다.

26일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에 따르면 MBC는 지난 25일 저녁 기습적으로 20여명에 대한 사원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의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에 소속돼 있던 PD와 기자들을 새로 개편된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부서 발령을 냈다. 지난주 조직개편에 이은 무더기 부서 이동이다.

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파업이 끝나기도 전에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던 PD와 기자들을 신설된 시사제작국에 우겨 넣고 한 자리에서 감시하겠다는 것을 보면 김재철은 심각한 조급증 환자"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시사교양국은 MBC의 대표적인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을 제작해 왔고, 보도제작국은 '시사매거진 2580'을 만들어 왔다. 본부는 "김재철의 이번 인사는 원천 무효"라며 "MBC의 공영성과 역량을 철저히 무시한 인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본부의 파업이 이날로 8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지방 MBC 노동자들도 임원인사에 반발해 방송 제작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대구MBC지부는 '낙하산 사장 반대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김재철 사장은 최근 지방 계열사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차경호 전 본사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임명했다. 전임 사장은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었다.

이에 반발한 대구MBC 보직 국장과 부장 등 간부 전원이 보직을 사퇴하고 노조에 가입한 뒤 파업에 합류했다. 사장 선출을 위한 주주총회를 준비해야 하는 간부까지 보직을 사퇴해 주총을 열지 못하고 있다. 임원인사에 반발한 계열사 조합원들은 지역뉴스 제작을 중단하고 있다. 진주MBC는 자체 모든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송이 중단돼 창원MBC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송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