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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국내 유일 산림연구기관 … 공공성·전문성 자부합니다”
연윤정  |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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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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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산림과학원 숲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한 반디유치원 아이들이 벚꽃잎을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photo@

4월의 그곳은 아름다웠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개나리·진달래, 이름 모를 꽃들이 방긋 웃어 준다. 새 지저귀는 소리는 또 어떤가.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을 찾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 산하기관으로 국내 유일의 산림 관련 연구 총괄기관이다.

무릉도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무슨 관계일까. 그렇다면 홍릉수목원 혹은 홍릉숲이란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수목원이 바로 홍릉수목원이다. 1922년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홍릉지역에 임업시험장을 설립해 조성한 것이다.

다소 생소하지만 이곳에서도 노동자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일한다. 연구직과 행정직·기술직 등 다양한 직종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산림과학원 내 산림과학관 운영 관리를 맡고 있는 민숙씨가 벚나무 아래 포즈를 취했다. 숲과 나무가 좋아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산림과 관련한 연구 총망라

“어서 오세요. 국립산림과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최광식(56) 연구서비스실장(곤충학 박사)이 낯설어하는 취재진을 맞았다. 때마침 같은 시간대에 한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취재를 와 있었다.

“아, 벚나무 빗자루병 때문에 취재를 왔다고 하네요. 벚나무가 곰팡이에 감염되는 병인데요. 꽃이 피지 않고 잎은 흑색으로 변합니다. 올해는 가평지역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가 취재지원을 하기도 한단다. 상태를 살펴보고 진단도 한다. 이날도 한 연구사가 가평까지 직접 취재지원에 나섰다.

“국립산림과학원 하면 낯설지요? 산림정책 생산과 보전방안 강구, 산림자원 육성, 목재 이용 등 산림과 관련해 모든 연구를 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산림과학원은 4부 3연구소로 구성돼 있다. 산림정책연구부·산림보전부·산림유전자원부와 임산공학부·산림생산기술연구소·남부산림연구소·난대산림연구소가 있다. 산림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공공성이 강한 연구 분야다. 연구직 165명, 행정·기술직 30명, 기능직 32명 등 232명의 정원을 두고 있다. 최광식 실장 본인도 곤충학 전공자로 올해 초 기획과에 오기 전까지는 산림병해충연구과에서 솔잎혹파리와 소나무재선충을 연구했다.

   
숲해설가 정기섭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숲 탐방에 나섰다. 확대경으로 민들레 꽃을 보여주고 있다.

홍릉수목원 찾은 꼬마손님들

“홍릉수목원은 잘 아시지요? 모두 8개의 수목원이 있습니다. 연구를 위한 시험림인데, 평소에는 시민에게 개방합니다.”

홍릉수목원은 원래 명성황후 능림 지역이다. 1919년 능을 이장하면서 22년 임업연구원 시험림으로 조성됐다. 면적이 44헥타르에 달한다. 목본 1천224종(국내종 836종, 외국종 398종), 초본 811종(국내종 799종, 외국종 12종), 야생동물 69종이 살고 있다.

“평일엔 학교나 단체 등의 탐방을 위해 개방합니다. 대신 수목원 내의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5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요.”

국립산림과학원 부설 산림과학관에서 근무하는 민숙(48) 운영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그냥 숲과 나무가 좋아서” 99년 과학관이 개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과학관을 지키고 있다. 과학관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단체 탐방객을 위해 수목원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 유치원에서 꼬마 손님들이 탐방을 와 있어요. 한 번 가 보실래요?”

그가 안내한 곳은 제4수목원 근처였다. 서울 돈암동 반디유치원에서 온 꼬마 손님들이 숲해설가를 따라다니며 신기한 듯 짹짹거리며 수목원 체험학습을 하고 있었다.

   
곤충 전문가인 최광식 연구관이 나무에 붙은 진딧물을 살펴보고 있다.

지역민과 어울리는 자연체험 프로그램

“어린이 여러분, 이것 한 번 보세요. 꽃잎이 몇 개인가요?”

정기섭(64) 숲해설가가 노란 민들레 한 송이를 쥐고 작은 확대경을 통해 아이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와~ 저기 줄기에 구멍이 났어요. 왜 그런 거예요?”

아이들은 신기한 듯 질문을 쏟아냈다. 이때 또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또 다른 숲해설가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아, 국립산림과학원에는 3명의 숲해설가가 계세요. 오늘 유치원에서 45명이 왔는데요. 숲해설가 3명이 나눠서 인솔하고 있지요.”

국립산림과학원이 채용하는 숲해설가는 경쟁률이 높다. 올해는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기섭씨와 김순길(52)씨, 황현숙(42)씨가 채용됐다. 정기섭씨는 정년퇴직 뒤 이 길을 찾았고 김순길씨와 황현숙씨는 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다 산립과학원과 인연을 맺었다.

1시간가량 지나자 유치원 꼬마들이 떠날 시간이 됐다. “꼬마 친구들,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네요. 즐거웠어요?” “예!” “다음에 또 올 건가요?” “예!”

이날은 유치원생 이외에도 초등학생(75명)과 중학생(30명)의 탐방이 예정돼 있었다. 민숙 운영담당자는 “학교에서는 주로 CA(특별활동) 일환으로 온다”며 “지역 공부방과 연계하는 등 지역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유정(28) 반디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에겐 첫 자연체험이었다”며 “숲해설가 선생님께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느끼고 관찰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원명수 연구사가 산림과학원 내 상황실에서 산불위험예보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산불 예방을 위한 연구와 원인규명 및 복구도 산림과학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산불·산사태 위험예보, 내게 맡겨라

“과거 동해안 대형산불이나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를 기억하시죠?”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방재연구에서도 한몫한다. 마침 취재를 간 날이 포함된 3월20일부터 4월20일까지가 산불특별대책기간이었다.

“100헥타르 이상 타면 대형산불로 보는데, 2000년 동해안 산불은 2천400헥타르가 탔어요. 특히 4~5월은 대형산불이 잘 나는 기간입니다. 긴장해야지요.”

김경하(52) 산림방재연구과장은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하는 것은 산림청의 몫이지만 이에 앞서 예방을 위한 연구와 산불발생시 확산을 막는 일, 이후 원인규명을 하는 것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산불이 발생할 경우 산림과학원은 ‘산불확산모델’에다 풍속·풍향·연료·지형 등의 데이터를 넣고 돌려 시간대별로 산불의 방향을 예측한다. 문화재·군부대·원전 등의 시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미리 손을 쓸 수 있도록 진화작업을 돕기 위해서다.

산불예방을 위해 웹상 ‘산불위험지도’를 그려 예보하기도 한다.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통해 3시간 단위로 48시간 이내의 산불예보를 한다. 이른바 ‘산불 CSI’가 가동되는 것이다. 2인1조로 3개팀이 움직인다. 산림과학원을 중심으로 산림청·해당 시·도·대학 구성원으로 구성된다.

원명수(41) 연구사는 “오늘도 홍천에서 발생한 산불 때문에 2명이 현장으로 출동했다”며 “진화를 지원하고 원인규명과 복구를 돕는다”고 말했다.

 

 
산림해충연구실험실 최원일 박사(왼쪽)가 최광식 박사와 함께 벚나무모시나방 사육 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나무를 위협하는 해충을 연구하고 그 천적을 찾아내 건강한 산림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다.

“전국 다니며 연구 … 국내 유일 자부심으로 살아요”

우면산 산사태 이후 더욱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산사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토속류재해범위예측지도’를 만드는 등 산사태 예방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토속류재해범위예측지도는 지난해 3곳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됐다. 올해는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원 연구사는 “지난해 우면산·춘천뿐만 아니라 연천·양평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모두 50명이 숨졌다”며 “빗물에 섞인 토속류가 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산림보전을 위해서는 산림병해충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산림해충연구실에서 만난 최원일(41) 연구사는 “산림병해충 자료를 분석하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해충의 반응을 보고 어떤 해충이 나타날지 예측하는 일을 한다”고 소개했다.

산림과학원 연구자들의 연구과제는 계절에 따라 다르다. 그는 “4월부터 조사지를 선정하고 5~7월엔 조사지에 직접 나가 조사하고 연구한다”며 “전국에 꼭 다녀야 할 조사지가 2~3곳이 기본이고 부정기적으로 다니기도 한다”고 말했다.

“힘이 들지요. 야근도 많고요. 하지만 제 페이퍼(논문)가 중요한 외국서적에 나갈 때나 외국의 연구자가 제 연구에 대한 관심을 보일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 그것이 국내 유일의 산림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의 모든 연구자들이 느끼는 비슷한 자부심이 아닐까 싶네요.”

   
최원일 박사가 실험실 항온기에서 실험 중인 나무 샘플을 살피고 있다.

[상자기사] 국립산림과학원 법인화는 피했지만…

지난 2001년 책임운영기관이 된 국립산림과학원도 법인화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초 목재·바이오매스 등 실용화 가능 분야와 기술컨설팅·임산물 품질인증 분야 등에서 정원 51명을 ‘임업진흥원’으로 분리해 내는 부분법인화를 겪었다.

이에 대해 행정부공무원노조 국립산림과학원지회는 "국내 유일 산림연구기관으로서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재(56) 지회장은 “다행히 법인화를 피하긴 했지만 부분법인화로 인해 필요한 연구자가 떠나서 손실이고, 인원이 줄어 남은 연구자의 일이 늘었다”며 “산림에 관한 기초연구는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원명수 연구사는 “연구자들은 법인화에 반대했다”며 “선진국처럼 산림보전에 관심을 갖고 국가정책으로 밀어 줘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분법인화로 한 고비를 넘긴 했지만 법인화 논란이 재현될 경우 공공성 훼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지회장은 “산림 기초연구는 민간에서는 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법인화가 돼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단기성과만 내는 연구 외에 장기간 해야 하는 기초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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