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눈물이 나서 말하기가 힘드네요. 역사를 믿고 예수를 믿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불의를 위해 싸우는 여러분과 하나님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담합니다. 고통 받는 중생들을 위해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중생과 함께 고통을 나누지 못하는 오늘날 불교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조화순 목사와 명진 스님이 고개를 떨궜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쌍용차 노동자 사회적 타살 규탄·전원 복직 촉구' 기자회견에서 50여명의 사회원로들이 한목소리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지 못해 부끄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조화순 목사·명진 스님·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등이 참석해 범국민추모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16일 오전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대한문 앞에서는 영화감독 정지영씨·소설가 공지영씨·방송인 김미화씨·판소리꾼 임진택씨 등 문화예술가 50여명이 참가하는 문화예술계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들은 쌍용차 22번째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3년여 만에 노동자 가족을 포함해 2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죽음이 사회·구조적인 살인이라는 데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세계적인 사회경제기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인 APG자산운용은 마힌드라그룹에 쌍용차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데 이어 조만간 마힌드라그룹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국회가 속수무책으로 방치한 쌍용차 사태와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19대 국회가 어떤 해결방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무급휴직자에 평균임금의 50% 생계비 지원' 계획을 밝혔으나, 올해 2월 국회에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한 탓에 폐기된 상태다. 새누리당을 제외한 각 정당은 지난 총선에서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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