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인수전이 28일부터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포드와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이 막판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입찰평가위원회가 포드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는 관측이 이날 오후부터 채권단과 업계 주변에서 주류를 이뤘다.

그런 상황에서 다임러-현대 컨소시엄이 28일 밤늦게 입찰과정의 공정성문제를 제기,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막판에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있다.

포드로 결정될 경우 인수제안서 평가에 들어가기 전 2개업체가 선정될 것 이라는 업계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가 된다.

대우구조조정협의회 관계자들도 최종 인수자 선정과정을 `결승전'에 비유, 2개 업체가 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2개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상대로 경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단입장에서도 득이 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1개업체 체제로 최종 인수자 선정작업에 들어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높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데다 입찰을 주관하는 대우구조협 입장에서도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바로 2차 정밀실사에 들어가지만 사실상 최종인수자로 봐야 하는 만큼 주로 인수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은 인수가격을 포함한 포드의 조건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철저한 보안유지 속에 열린 입찰 평가위원회 회의에서도 비교우위를 보인 포드의 조건을 놓고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격이 최종인수자선정과정에서 구속력이 없기는 하지만 국제 관례상 크게 깎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현대차와는 달리 실사과정에서 보여준 다임러의 소극적인 태도도 판단 과정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컨소시엄에 19.9%의 지분을 참여한 현대차 쪽이 선정될 경우 끝없는 독과점 논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한 몫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2개업체를 선정할 경우 대결국면을 벌이고 있는 부품업체들간의 갈등이나 다임러-현대차의 인수를 꺼려하는 대우차 내부의 움직임 등을 조기에 불식시키겠다는 정부의 판단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해석도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이 28일 밤 "대우 입찰사무국의 회계자료를 작성한 삼일회계법인은 포드의 회계자문 사인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회원사"라며 대우 입찰사무국에 항의서한을 보내 막판 돌출변수가 생겼다.

삼일회계법인과 PWC는 회원사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사실상의 동일기업으로간주해야 한다는 게 현대차의 논리다.

포드나 대우차 입찰 사무국은 그러나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포드 관계자는 "대우 측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도 29일 조기 발표설에서 한발짝 물러나 최종 저울질을 거쳐 30일께 발표할 것이라는 예견이 28일 밤 늦게부터 더 우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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