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에서 청소용역노동자로 일하는 이정애(53)씨는 10여년 전 월급 40만원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당시 짜장면은 1천500원정도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임금은 90만원 수준이다. 짜장면 가격은 3배 이상 뛰었지만 그의 월급은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씨는 “월급을 10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요구한 지 4~5년이 지났다”며 “요즘처럼 먹고살기 힘든 때는 없었던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4천580원이다. 하루 8시간 한 달 209시간을 일하면 95만7천220원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16개 광역도시의 칼국수 한 그릇 평균가격은 5천378원. 최저임금으로는 칼국수 한 그릇도 사먹을 수 없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5천600원을 확정했다. 양대 노총과 청년유니온·한국여성노동자회 등 30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정당마저 복지제도 확대를 외치는 오늘에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점심 한 끼 식대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며 “2013년 최저임금으로 노동자 정액임금 평균의 50%인 시급 5천600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5인 이상 상시고용 노동자의 월평균 정액급여는 234만1천27원이다. 최저임금 요구안인 시급 5천600원을 일급으로 환산하면 4만4천800원, 월급 117만400원이다.

설인숙 한국노총 여성담당 부위원장은 “계속되는 체감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총이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해 가계소득 대비 엥겔지수가 사상 최대치로 높아졌다”며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연대는 다음달부터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공동캠페인을 실시하고 각 정당과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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