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63·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4일 "정치가 노동·복지 편향으로 흐르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희범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양대 선거(총선·대선)"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일부 자치단체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했지만 예산이 늘지 않아 럭비공처럼 다른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사회가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복지정책은 결국 세금인상을 불러와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의 정치참여는 당연한 권리이고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노동단체가 정당에 소속되거나 정치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출신 40여명이 정당 공천을 받거나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노조의 정치화, 정치의 노조화로 정책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양대 노총이 각 정당에 요구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노조법은 여야 혹은 노사합의로 개정됐고 시행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안착 중인 제도를 재개정하자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이슈로 떠오른 장시간 노동 개선에 대해 "근로시간단축은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사항이고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과로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관련법을 만들고 주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생산성과 비례한 임금지급과 고용유연성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끝으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고 일부에서 재벌 해체론까지 제기한다"며 "동반성장은 필요하지만 서로 윈윈하는 상생의 관계가 돼야지 강압적으로 한쪽을 희생시키는 제로섬게임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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