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태신
삼안노조 위원장

삼안노조의 단체협약 체결 소식에 건설기업노조들이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설기업노련의 한 상근가는 “이게 얼마 만에 들어보는 승리의 소식인지 모르겠다”고 감격해 했다. 삼안노조에서 울린 소식은 장기투쟁 사업장에서 단협이 체결된 데다, 워크아웃 대상임에도 정리해고시 노조와 합의하도록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물론 이번 단협 체결이 고용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구태신(39·사진) 노조위원장이 “사측과 채권단의 향후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프라임그룹과 채권단이 기업회생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임금삭감 시도도 예상된다. 이럴 경우 노조는 다시 한 번 싸움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에 대한 구 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지난 투쟁 과정에서 기업회생이라는 주제를 두고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다”며 “사측은 인력조정에 키를 맞춰 워크아웃 작업을 진행하려 했고, 노조는 사람이 있어야 기업이 회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정리했다.

노조의 그간 싸움은 지루했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18차례의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최종 합의에 이른 19차 교섭은 이달 24일에야 진행됐다. 18차와 19차 교섭 사이에는 무려 8개월의 시간차가 존재한다.

노조의 향후 과제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안의 모기업인 프라임그룹이 삼안에 대한 경영권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는 만큼 “무능력한 프라임그룹이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도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구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는 본질적인 방법이 노동자에게서 나온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싸움을 견뎌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하고,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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