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엔진공장 노동자 분신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고인이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나도록 장례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회사측 관리자들의 현장통제에 반발하며 지난 8일 분신해 15일 사망한 신아무개(44) 조합원에 대한 추모기간을 ‘장례식이 치러질 때까지’로 연장했다. 지부 간부들은 지난 설연휴에도 울산시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지켰다.

지부는 “유족이 변호사 자문을 통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근거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해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신 조합원 분신과 관련해 △치료비 일체와 생계비에 대한 사항은 산재처우에 준하는 기준으로 회사가 지원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사 공동노력 △공장혁신팀을 없애고, 품질관리 업무는 다른 팀으로 이관 △사건 관련 책임자 엄중히 인사 조치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 전 공장 식당에 게시 등에 합의했다. 또한 분신사태 여파로 그동안 현대차 노무라인을 총괄 지휘해 온 윤여철 전 부회장이 전격 사임하기도 했다.

지부는 “현장에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정화되지 않은 채 확산돼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회사의 기만적 태도로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부는 이달 19일 현대차 공작기계사업부에서 분신 조합원 장례식을 노동조합장으로 진행하려다 연기했다. 지부는 17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분신 조합원을 노동해방열사로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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