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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어떻게 보장할까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과 환경정의 심포지엄 열려
김은성  |  kes04@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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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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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 노총·반올림·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보건의료단체연합·서울대보건대학원·이미경 민주당 의원·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환경정의 등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과 환경정의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반도체·전자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노동계와 정치권, 학계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양대 노총·반올림·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보건의료단체연합·서울대보건대학원·이미경 민주당 의원·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환경정의 등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과 환경정의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전자산업을 넘어 전 사업장에서 쓰이는 화학물질로 인한 노동자와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풀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이 제기됐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반도체 전자산업의 노동자 건강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과제’ 기조발제를 통해 “한국 사회는 제도와 문화적으로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들이 피해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조차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알권리, 위험한 물질을 거부하며 행동할 권리 등이 보장돼 있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를 규제해야 할 노동부마저도 삼성전자에 포섭돼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피해자들의 권리가 인정되려면 기업비밀과 충동하는 알권리 등이 사회적 정의로 보장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그 피해를 확인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피해당사자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균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국장은 노동자에게 전가된 산업재해 입증 책임을 사업주의 책임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조 국장은 “영업기밀 등에 가로막혀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한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산업재해에 대해 입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사업주가 직업병이 아니라는 명확한 반증을 하지 않는 한 산재로 인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제도를 개선해 기업의 무분별한 영업비밀의 남용을 막아야 한다”며 “삼성 백혈병 사태뿐 아니라 전자제품을 만드는 다른 기업의 노동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계에 대한 분발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 문제는 그간 노동계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노동계가 직업병에 대한 인식 교육을 강화하고 퇴직자들에 대해서도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입증은 기업이 해야”

시민·사회단체를 대신해 참석한 김신범 노동환경건겅연구소 산업위생실장은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우리 몸이 화학물질로 인해 피해를 받아 왔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해야 한다”며 “대형 마트에서 구매하는 싸구려 물건이 노동자와 환경의 희생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임을 공감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소비자들의 피해만 거론될 뿐 정작 그것을 만들었던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다. 김 실장은 “생산과 소비가 분리된 인식을 바꿔 생산 과정에서부터 유해한 화학물질을 차단해 사회에 유해한 제품이 나오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시민·노동계가 소극적인 비판을 넘어 적극적인 대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에 나가면 그린피스 등의 눈치를 보며 여러 가지 약속을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면 백혈병 피해자들을 탄압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에게 책임을 묻는 세력이 국내에 있지 않다는 증거로 사회단체들이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단체 연합체인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이 정부 대신 발암물질 목록을 만들어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 냈듯 노동계와 시민계가 먼저 대책을 제시해 시민들이 정부에 책임을 묻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 필요”

전문가 집단을 대신해 참석한 주영수 한림대 성심병원(산업의학과) 과장은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주문했다. 주 교수는 "반올림이 전향적인 법원판결을 이끌어 내 중요한 선례를 남기는 등 전문가 그룹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덕분에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도 이제 막 관심을 갖고 삼성전자 사태에 대해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 과장은 “현장에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없으면 보수적인 판단을 하는 전문가 그룹의 관심과 움직임을 견인해 내기가 쉽지 않다”며 “산재입증 전환 문제와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해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을 벌여 새로운 감수성을 만들어 내고 전문가 그룹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실질적인 산업재해 예방과 보상을 위해 노동계의 활동이 재정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은 “10년 전 제기된 석면 지하철 문제가 현재까지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간 우리의 노동안전보건 활동은 뉴스거리로만 남았을 뿐 실질적인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국장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지수는 세계적으로 높아 1~2위 수준이지만 정작 자기가 일하는 현장의 안전에 대한 관심 지수는 바닥”이라며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현장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영양제를 먹는 등의 이중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동안전 문제는 전문가들의 문제가 아닌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노동계가 분발해 노동안전과 시민의 건강권을 연결시키는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안전 문제는 시민들의 생활문제”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는 각 주체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이 노무사는 “죽음의 일터를 바꾸기 위해선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하는데, 삼성은 오히려 무노조 정책으로 통제해 직업병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며 "클린산업이라는 잘못된 이미지와 노동통제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더 많은 국내외 단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반올림은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노동자들의 산재 인정을 촉구하는‘방방곡곡 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12470) 에서도 청원운동을 접수받고 있다.

앞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반도체 전자산업의 노동환경보건 문제에 맞선 홍콩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 각국의 경험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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