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연맹

고려대·이화여대·연세대에서 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지난해 겨울이 따뜻했다. 노조를 만들고 난 후 처음으로 손을 잡고 임금교섭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이들의 두 번째 집단교섭이 시작됐다. 올해는 홍익대·경희대분회도 교섭에 참여했다. 이들은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지부 산하 각 대학 분회에 소속돼 있다.

구권서 교섭대표(51·사진)는 집단교섭의 기획부터 실무까지를 총괄한 인물이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사무처장이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섭대표로 나선다. 그는 “성과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생활임금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최저임금을 방패 삼아 숨던 사용자들이 우리가 집단으로 나서니 조금은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 노동자들은 지난해 청소직의 경우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시간당 4천600원을 보장받았다. 또 노조활동이 공식적으로 인정됐고 정년도 70세로 늘었다. 첫해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고, 보완할 점도 분명했다.

구 교섭대표는 “대학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용역업체가 우는 소리를 내는 것도 때로는 이해가 된다”며 “이번에는 칼자루를 쥔 대학을 협상장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시간당 5천410원의 임금과 함께 식대(8만8천원)·명절 상여금(기본금 50%) 등을 공통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동덕여대 해고자 복직투쟁에서 총장이 직접 나서 사인을 하기도 했고, 원청의 책임을 묻는 판정도 잇따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이맘때 시작된 첫 집단교섭은 반년을 훌쩍 넘겨 올해 5월에 끝났다.

한편 청소·경비노동자들의 두 번째 집단교섭은 3주 뒤 고려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구 교섭대표는 “내년 3월 여성의 날이 오기 전에 투쟁이 끝났으면 좋겠다”며 “집단교섭이 성공적으로 끝나 여러 비정규직들에게 좋은 선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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