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노총(위원장 정연수)이 1일 오후 대전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발족했다. 탈이념 노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표방하고 있지만 제3 노총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국민노총은 이날 100여명의 발기인이 모인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어 초대 위원장으로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을 선출했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산별조직은 6개다. 서울지하철노조 등이 가입한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을 비롯해 1천500명의 청소용역 노동자로 구성된 환경서비스연맹, 대구지역 20여개 택시노조가 만든 운수연맹, 버스노동자가 결성한 운수산업연맹, 서울도시철노조에서 분화한 도시철도산업노조와 자유교원노조 등이다.

국민노총은 6개 산별조직에 속한 100여개 노조, 3만여명의 조합원으로 2일 연합단체 설립신고를 고용노동부에 낼 예정이다. 최근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무효 법원 판결로 설립신고 과정에서 위법 논란이 예상된다.

관심을 모았던 현대중공업노조와 KT노조 등 민간 대기업노조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국민노총의 한계로 지적된다. 국민노총이 제3의 노총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재 조직규모는 공공운수부문 3만여명의 조합원에 불과하다. 각각 70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양대 노총과는 조직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노동운동 노선이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노총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민주노총의 계급투쟁과 한국노총의 관료주의 오류를 극복하겠다"며 "국민에 대한 나눔과 배려 정신으로 노동과 자본 간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는 사회통합적 노동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정연수 위원장은 "노사 간 상생과 협력을 지향하는 한국적 코포라티즘(노사협조주의) 실현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새로운 노동운동의 지향성이 불분명하고, 노총으로서의 자생력이 의문스럽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국민노총의 조직구성과 목표를 보면 반민주노총, 비한국노총으로 대변된다"며 "기존 노총의 분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노동운동의 위기는 조직노동이 미조직노동을 대변하지 못하고 격차를 더 벌인 것에서 기인하는데 국민노총이 과연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대 노총은 "국민노총의 노선이나 조직규모로 봤을 때 대중조직으로서 한계가 많고, 내년 두 차례 선거를 앞두고 만들어진 정치조직에 불과하다"며 출범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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