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는 여성은 경제위기 시기에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남성 상용직은 고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27일 박명수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와 고용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카드대란이 발생한 2003년 여성 노동자수는 전년에 비해 11만7천명 줄어든 반면 남성은 오히려 8만7천명 증가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에도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10만2천명 감소했지만 남성은 3만1천명 늘었다. 박 연구위원은 "여성이 평소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유지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 외에도 고용이 불안한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가 경제위기의 희생양이 됐다. 상용직의 경우 카드대란 때 40만4천명, 금융위기 때 38만3천명 늘어 다른 연도에 비해 증가 폭이 다소 떨어졌을 뿐 증가세는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기 임시·일용직은 각각 33만9천명, 15만8천명 감소했고 비임금노동자도 27만4천명, 31만9천명 줄어들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외환위기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상용직의 해고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이보다는 외환위기 때 대량해고했던 기업들이 경기회복세에 인력수급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용위기 충격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여성과 일용직, 자영업자를 위해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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