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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세금·노동자 임금 제 호주머니로 넣는 삼화고속 자본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삼화고속 노동자들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삼화고속지회는 사측의 교섭 불응에 6월25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벌였고, 사측이 체불임금 지급을 미루는 것에 항의해 7월8일 2차 파업을 3일간 진행했으며, 지난 10월10일부터는 임금교섭 건으로 3차 파업에 돌입했다. 삼화고속 사측은 올 봄에는 아예 교섭도 응하지 않다가, 파업 후 교섭에 응하는 척하더니 7월부터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조항을 악용해 교섭을 해태했다. 그리고 8월부터는 마지못해 교섭에 나왔으나 적반하장 격으로 임금삭감을 주장하며 현재까지 교섭 자체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삼화고속은 전형적인 가족소유의 지역 토호기업이다. 배홍철씨 일가가 임원으로 있는 삼화고속은 66년 설립돼 지금까지 인천-서울 광역노선과 인천발 고속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권력의 비호 속에서 지금까지 기업의 돈을 마치 제 돈 쓰듯 해 왔다.

배씨 일가는 2005년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삼화고속 주식을 삼화고속법인이 되사는 방식으로 31억원을 취했고, 자신들의 지분율이 낮아지자 삼화고속법인이 자사주를 소각하게 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12%에서 55%로 늘렸다. 시의 보조금을 통해 운영되는 삼화고속에는 손실을 입히고, 자신들은 아무런 지분 변화 없이 31억원을 챙긴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배홍철씨의 친인척인 두 사람이 삼화고속으로부터 10억원 가까운 돈을 저리로 빌려가서 지금까지도 4억원가량을 갚지 않고 있다. 부채가 312억원가량 있는 삼화고속이 마치 돈이 넘쳐나는 양 소유주 일가에게 현금을 대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회사 임원인 배홍철씨의 친인척이 회사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상품을 1억6천만원가량 매입하는 일도 있었다. 임원이 자기 회사에서 구입하는 상품을 제값 주고 구매할 리 없다. 그리고 삼화고속의 주유소 이익은 지난해 크게 줄어들었다.

배씨 일가가 이렇게 챙긴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과 착복당한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천시와 정부는 삼화고속에 2006년부터 현재까지 388억원을 지원했다. 공공교통을 시민들에게 조금 더 싼값에 제공하기 위해 유가보조금·운영비 지원명목으로 삼화고속을 지원한 것이다. 액수도 계속 늘어나 2006년 매출액 대비 7%였던 지원금은 2010년에는 15%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공공대중교통을 위해 지원하는 세금으로 배씨 일가만의 사금고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착복은 더욱 가관이다. 올해 7월 이전까지 통상임금성 수당을 통상임금에 산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18억원을 착복한 것은 물론 업계에서도 가장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을 수십 년에 걸쳐 착취해 왔다. 올해 삼화고속 광역부분 노동자의 시급은 4천727원이다. 이는 사실 법정최저임금 4천320원보다도 낮은 것인데, 운전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밀도가 다른 노동에 비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삼화고속 노동자는 운전과 안내, 요금징수 등을 동시에 해내며 하루 20시간 넘게 일을 한다. 그리고 휴식시간은 식사시간 1시간 내외에 불과하다. 제조업에서 노동시간에 포함되는 여유시간(1시간 노동시간이면 50분 작업시간에 10분 휴식)은 꿈도 꿀 수 없다.

운전노동이라는 노동과정 특성상 육상여객운송업 노동자의 평균시급은 9천204원으로 약간 높은 반면 노동시간은 월 194시간으로 다소 짧은 편이다. 하지만 삼화고속의 경우 기본노동 209시간에, 연장노동 76시간, 야간 40시간으로 월 노동시간이 325시간에 달한다. 임금은 업계 평균의 절반에, 노동시간은 업계 평균의 두 배인 셈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삼화고속 사측은 노조의 임금인상·노동시간단축 요구에 대해 오히려 임금을 깎아야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올해 경영상황이 안 좋다는 것이 이유다. 회사 회계자료에 따르면 삼화고속은 8월까지 4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200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본 적이 없는 기업이 올해 노조가 임금인상 요구를 하자 갑자기 적자로 돌아섰다는 것인데,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삼화고속이 올 8월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한 핵심 이유는 다름 아니라 경영진과 관리직의 임금이 포함된 판관비와 회사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진 임금을 올리고 노조 파업에 마구잡이 경비를 써 댄 것이 적자의 이유인데, 이를 근거로 임금인상을 못하겠다고 하니, 기만도 보통 기만이 아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배씨 일가는 지난해 말 강남에 시가 40억원대의 고급빌라를 구매했다 하니, 토호기업의 소유주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지역에서 왕처럼 행세해 왔는지 반추해 볼 수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과 노조는 준공영제를 통해 이미 상당한 세금을 지원하고 있는 삼화고속을 시 당국이 감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이 전향적으로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준공영제 실시는 인천시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했다.

삼화고속 파업은 삼화고속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이제 인천시민들의 투쟁이다. 지역토호자본의 만행, 그들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해 낭비되는 세금, 그리고 상식 이하의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권, 이 모든 것이 응집돼 있는 것이 바로 현재의 삼화고속 투쟁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jwhan77@gmail.com)

한지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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