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성공회대
사회과학
정책대학원 교수

공부의 신이라는 소리를 들었단다. 예쁘게 생긴 여자라고 한다. 여성 정치인 가운데 미모가 가장 출중하다고 한다. 이쯤 하면 나경원을 말하는 걸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면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국회의원하면서 차린 변호사 사무실에서 탈루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상가 3층짜리 건물 굴려서 몇 년 안에 십수억 원을 벌었다. 자기 아버지 사학재단의 이사로 여태까지 등록돼 있고, 사학법 개정 반대의 선봉에 섰다.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놓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살기 좋은 서울, 교육환경 좋은 서울을 외치면서 자기 아이는 기숙사가 있는 비싼 돈 들어가는 외국 유학을 보냈다. 서울대 법대 박사라고 허위기재했다. 그걸 바로잡지 않았다. 그런데도 남의 학력은 물고 늘어지기 일쑤다. 소통능력이라고는 밑바닥이다. 남의 말 자르기 일쑤이고, 다그치는 것이 특기다. 나경원이다.

어떤가. 아직도 예쁜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겠다고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은 아예 이런 말을 꺼내지 않는다. 살아온 걸 보면, 특권을 누리는 일에 몰두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공직을 활용해 아버지의 사학업체 보호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자신이 이사로 있는 업종이다.

이렇게 보면 명확해진다. 권력을 가지고 사익을 지켜 내는 전형적인 특권계급의 선봉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특권과 보통 사람들이 누려야 할 복지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 이겨야 하겠는가. 답은 분명하지 않은가.

남의 가계는 작은 할아버지까지 뒤지더니 자기 아버지는 검증의 대상이 아니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신은 그 아버지의 업체 이사다. 남에게는 검증의 잣대가 자신에게는 아니다. 독불이다. 소통불능과 독불의 조합은 공직선출의 최대 결격사유다.

나경원은 단지 나경원이 아니다. 그녀는 비리와 투기·삽질 자본의 오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통로다. 주변의 인물들을 보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왜 하는가. 무상급식이라는 복지정책 반대를 하다가 시민들에게 거부당한 한나라당의 오세훈 시장 때문이 아닌가. 그러면 한나라당은 후보를 낼 자격이 원천적으로 없었던 것이다. 나경원도 다를 바 없다. 나경원은 곧 서울 복지행정의 봉쇄장치다.

그 봉쇄장치가 들어서면 서울시민들의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된다. 재개발과 투기와 전시행정과 과시행정이 서울시 예산을 모두 잡아먹는다. 또 다른 괴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걸 용납하면 한국 정치의 미래는 없다.

신영복 선생이 그러셨단다. “나경원 같은 인물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 치가 떨립니다.” 그렇다. 치가 떨린다. 특권만을 누려 온 집안의 딸이 또 다른 특권을 거머쥐고 세상을 뒤흔들겠다고 한다. 절대로 막아야 한다. 아니면, 내년 총선과 대선 끝난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니다. 뭐든 해야 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나경원. 이 이름 석자가 패배라는 단어와 동어가 되도록 말이다.



성공회대 사회과학정책대학원 교수 (globaliz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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