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그건 땀냄새, 혹은 발냄새. 어둡고 눅눅한 그곳 농성장에 시큼털털한 냄새가 무겁게 깔렸다. 아마도 그건 노랫소리. 비좁고 지저분한 거기 농성장에 기타 소리 더불어 비명 가까운 소리 사방에 퍼졌다. '농성 장기화와 얼굴들'이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누가 외치면 두 팔을 훠이, 나래 짓으로 화답했다. 머리 말리다 말고 기타 잡은 이나 누워 뒹굴다 한몫 거드는 이나 좋다고 춤추는 이나 모두 젊어 거리낌 없다. 통기타 라이브 공연이 끊이질 않던 곳, 서울 명동 재개발구역 카페 '마리'다. 용역 폭력에 바닥 뒹군대도, 밤샘보초 긴장에 오금 저려와도, 무지막지 개발 압력에 숨이 턱, 막혀 와도 저들은 부르리 명동 프리덤. 아마도 그건 사랑일 테지. 철거 맞서 지켜선 저들 말이야. 여긴 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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