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협상 재개와 동시에 김재율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렵게 조성된 대화국면이 성과 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재율 위원장과 리처드 힐 은행장은 지난 18일에 이어 20일 오후 6시께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대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은행측은 이날 김 위원장을 고소했고, 핵심 쟁점인 개별성과급제와 관련한 수정안 제시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지부는 “11일 만에 노사 대표교섭이 재개됐던 지난 18일 은행측이 명예훼손 혐의로 김재율 위원장을 종로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뒤 발생한 소식지와 성명서·만평 등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은행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노사 협상이 재개된 날에 고소를 했다는 것은 은행측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18일 협상에서 노사는 24시간 내에 핵심쟁점에 대한 수정안을 각각 제시하고 20일에 차기 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은행측은 지부에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다가 20일 오후 늦게서야 강원도 속초에서 파업 중인 김재율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수정안을 준비했으니 연락을 달라고 은행측에 전달했지만 이틀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상경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별성과급제 시행을 전제로 한 TF 구성을 요구해 왔던 은행이 수정안을 제출할지도 미지수다. 은행 관계자는 20일 늦은 오후에도 “내부회의를 통해 수정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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