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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이야기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권두섭 변호사

법정에서 만나는 사람이 노동자만은 아니다. 검사도 있고 높은 법대 위 판사도 있다. 검사도 판사도 엄밀히 말하면 노동자이지만, 그들의 노동3권은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박탈돼 있다. 얼마 전 프랑스의 판사들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사법권 개입행태에 저항해 파업을 하는 것을 언론보도로 본 적이 있다. 그들의 거리행진 집회의 피켓은 ‘사법권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검사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예전에 피의자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검사실에서 거의 하루를 보낸 적이 있다. 조사 중 검사에게 전달되는 메모지를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모 방송사노조의 공정방송 투쟁 동향에 관한 내용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사장이 몇 시에 출근했고, 노조원들이 막아서서 구호를 외치고, 또 사장이 되돌아갔다는 등의 내용이 시간대별로 적혀 있었다.

대검찰청 공안부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등을 다루는 공안1과, 노동사건과 학원사건을 다루는 공안2과, 그리고 사회·종교단체 등에 관한 사건을 다루는 공안3과가 있다. 이들은 담당 분야에 대한 정보보고를 받고 전국적인 수사지도를 하고 공안정세를 분석하기도 한다. 이들의 팔다리는 경찰서 정보과와 보안과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수집한 정보는 각 지검의 공안부를 거쳐 추려지기는 하겠지만 대검 공안부 해당 과로 취합돼 관리되고 분석된다.

왜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단체와 한대련 같은 학생단체와 참여연대 같은 사회단체는 평소에도 그들의 동향에 관한 정보가 취합·관리·분석돼야 하는 것일까. 이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분류하고 있지 않은 이상 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8조), 그리고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의 직제규정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위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7조의2에 나오는 조직·마약사건을 담당하는 강력부에 관한 조항과 비교하면 노조가 조직마약범죄 단체와 동일한 선상에서 취급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가 검찰경찰기구는 노조를 헌법33조의 노동3권을 실현하는 자주적인 노동자들의 단결체가 아니라 폭력조직이나 마약조직과 같이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고 이미 그렇게 조직이 법령으로 짜여져 있다. 사용자의 법 위반 행위도 이들이 담당한다. 왜 8천명 가까운 노동자를 지금도 불법파견으로 사용하는 현대자동차와 사내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과 처벌은 이뤄지지 않으면서도, 전교조 조합원 1천명에 대한 조사는 집요하게 확대되는 것일까. 왜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해도 늘 무혐의 처분이 나오는 걸까. 아래 두 가지 사례는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98년 발생한 한국조폐공사노조의 파업에 관한 보도(한겨레 99년6월8일자) 내용은 이렇다. 당시 대검 공안부장이었던 진형구는 기자와 "(지난해 11월) 조폐공사의 파업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전범'으로 삼기 위해 우리(검찰)가 유도한 것이었다"며 "강희복 조폐공사 사장과 논의한 뒤 (파업을 유도하기 위해) 옥천조폐창의 기계를 (경산으로) 옮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계획은 공안부 이아무개 과장이 만들도록 했고, 지금도 그 보고서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형구는 이어 "조폐공사 파업에 대한 대응을 통해 공기업체에 파업이 일어나면 '우리(검찰)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는데, 그쪽(노조)이 쉽게 무너져 버려 싱겁게 끝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포항건설노조 사건에 대해 백서를 발간한 적이 있는데 발간사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강력한 검찰권을 행사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70명 전원에 대하여 영장이 발부되는 진기록이 수립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파업 과정에서 검찰의 강력한 조치에 따라 노조집행부가 와해되어 노조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자 노조원들이 강·온파로 분열되어 노노갈등이 발생하는 한편, 파업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노조원들이 대거 작업현장에 복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중략) 아울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강도시 포항이 파업도시라는 오명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한 포항시민들이 포항지역건설노조의 불법집단행동에 반대하고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의 개입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한 것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권두섭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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