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청년층 고용률이 3.5%포인트 떨어지는 사이 청년층 비정규직 비중은 무려 11%포인트나 상승했다. 가뜩이나 취업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질 낮은 일자리로 편입되고 있는 셈이다. 한 번 비정규직이 된 청년들은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옮길 때마다 상태가 나빠지는 경향을 보였다.

◇청년 비정규직 급증=2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 및 정착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4%였던 청년층 고용률이 2009년에 40.5%로 하락했다. 임금노동자 급감이 고용률 하락을 이끌었다. 청년층 임금노동자수는 2001년 424만명에서 2009년 366만3천명으로 하락했다.

이렇게 사라진 일자리의 상당수는 정규직 일자리였다. 2001년 327만명이던 정규직 청년 임금노동자가 2009년에는 241만6천명으로 줄어들었다. 8년 만에 무려 85만5천명의 청년 정규직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반면에 비정규직 일자리는 꾸준한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1년 96만8천명이던 청년 비정규직은 2009년에는 127만7천명으로 늘어났다. 청년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22.8%에서 2009년 34%로 뛰어올랐다. 결국 질 좋은 청년 일자리는 사라지거나 질 낮은 일자리로 대체되고 있는 셈이다.

비정규직 일자리 증가는 기간제와 시간제가 이끌었다. 기간제는 2001년 47만9천명에서 2009년 73만9천명으로 늘었고, 시간제는 같은 기간 26만명에서 36만9천명으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파견직은 5만1천명에서 5만3천명으로, 용역직은 4만2천명에서 6만9천명으로 늘었지만 특수형태근로는 19만1천명에서 5만5천명으로 급감했다. 300인 미만 중소업체의 청년 비정규직 비중은 35% 안팎이었고, 300인 이상 사업체는 이 비중이 30%를 밑돌았다.


 
◇비정규직 수렁 빠져=문제는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편입되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 이직자의 절반 이상이 다시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거나 아예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졌다.

연구원의 2006~2007년 패널조사에 따르면 77만8천명의 비정규직 이직자 가운데 33만4천명이 정규직 일자리로 옮겼다. 이를 제외한 22만명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었고, 2만명은 실업자로 전락했다. 18만8천명은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비경제활동 상태로 빠졌다. 정규직 이직자의 경우 157만4천명이 같은 정규직 일자리를 찾았지만 22만1천명은 비정규직으로, 19만9천명은 비경활 상태로 옮겼다. 정규직으로 있다 실업상태가 된 청년도 5만3천명에 달했다.
 
연구진은 개인특성이나 사업장 특성을 통제한 ‘상태의존성’이 청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상태의존성이 높다는 것은 비정규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연구진이 30세 이상 2천962명을 대상으로 상태의존성 계수를 추정한 결과 0.512를 기록했지만 20~29세 636명에게 이 계수를 측정했더니 0.717에 달했다. 연구진은 “관측되거나 관측되지 않은 특징들을 통제할 경우 초기의 근로형태가 비정규직이었던 청년층이 장년층보다 비정규 근로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알려 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