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 대한 재매각과 다른 금융지주와의 인수합병이 추진되자 금융권 노조들이 메가뱅크(초대형은행)에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는 16일 오전 서울 다동 사무실에서 ‘관치금융 철폐 및 메가뱅크 저지 공동투쟁본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메가뱅크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투본에는 우리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우리금융정보시스템지부 등 재매각이 추진되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노조와 우리금융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산은금융지주 자회사 노조인 한국산업은행지부가 참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지부와 외환은행지부도 가입해 있다.
노조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앞두고 또다시 망국적 메가뱅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금융지주회사 간 인수합병은 금융기관의 부실과 국민경제의 붕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정 대충돌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부는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을 위해 메가뱅크를 추진한다지만 KB·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은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웠는데도 왜 글로벌화를 하지 못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근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자회사들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혁 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정부지분을 조기에 매각해 독자생존하는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금융을 다른 금융지주회사에 흡수합병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강태욱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단지 메가뱅크를 만들기 위한 금융권 판짜기와 거짓 민영화는 산업은행의 역할과 미래가치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56.97%) 매각 여부와 민영화 추진방안 등을 결정한다. 현재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 매각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측이 이날 산은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는 등 우리금융 매각을 둘러싸고 금융권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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