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 손해를 입은 이들이 "LIG그룹과 대주주(오너)들이 LIG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피해구제를 호소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도 "이번 사태는 대기업의 사기성 행각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LIG건설 CP투자 피해자모임과 투감센터 소속 회원 200여명은 3일 오후 LIG홀딩스 인근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뱅뱅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LIG건설이 CP를 발행한 지 10일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내팽겨 두고 꼬리자르기에 급급한 LIG그룹은 대국민 사기극을 그만두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에 너무나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 난생 처음 집회를 열고 규탄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LIG건설은 올해 3월까지 총 1천8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고, 이 중 일부는 개인들에게 판매됐다. 그런데 LIG건설은 법정관리 신청 10일 전인 지난 3월10일에도 40억원의 CP를 발행해 비판을 받았다. 투자 피해자는 물론 언론으로부터도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대순 변호사(투감센터 공동대표)는 "LIG그룹과 LIG건설이 법정관리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CP를 판매한 것은 범죄(사기) 행위에 가깝다"며 "그 피해가 개인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만큼 대주주들이 지분출연을 통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CP를 개인에게 판매하는 금융권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변호사는 "기업어음은 물건을 담보로 제공되는 일반 어음과는 달리 신용만으로 판매되는 빚(융통어음)"이라며 "이런 어음을 펀드 팔듯이 팔고 있는 금융권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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