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노동절 집회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이었는데요. 최근 최저임금이 노동계의 화두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중년의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1일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에도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참여했는데요. 얼마 전 파업을 마무리한 김경순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장은 무대 위에 올라 "다음 세대에게 좀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투쟁하자"고 외쳤는데요.

- 간병노동자·요양보호사 노동자들도 노동절 행사에 참석해 최근 발족한 '따끈따끈 캠페인'을 홍보했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홍보물이 금방 동이 났다고 하네요.

- 차승희 공공노조 의료연대서울지부 간병분회장은 "올해는 꼭 간병노동자와 요양보호사들에게 식사공간과 탈의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간병서비스의 급여 제도화와 직접고용, 산재보험 적용 등이 현실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의 바람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줄을 서시오! 남자만!

- 노동절 서울 여의도광장에는 한국노총 자체 집계 결과 13만명의 조합원이 운집했습니다.

- 광장 앞 도로는 길게 늘어선 전세버스들로 1~2개 차선을 제외하고 모두 주차장으로 돌변했는데요.

-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은 광장 앞 전세버스만은 아니었습니다. 단결투쟁 머리띠를 두르거나 조끼를 입은 남성노동자들도 곳곳에서 길게 줄을 섰는데요. 그 줄을 따라 가다 보면 나오는 곳이 화장실이었습니다.

- 13만여명의 인파 가운데 절대다수가 남성인 탓에 남성용 화장실 앞에 100미터가 넘는 줄이 생기는 등 광장 곳곳에서 정체현상이 벌어졌습니다.

- 생리현상 해결에 어려움이 생기자 일부 산별연맹에서는 준비해 온 먹을거리 중 수분이 많은 것들은 자제하라는 당부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 앞으로는 보다 많은 여성노동자들도 함께하는 노동자대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전해봅니다.

떴다 주봉희!

-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장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는데요.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입니다.

- 주 전 부위원장은 노동절 집회에 파격적인 분장을 한 채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삭발한 머리에 ‘파견 철폐’라는 글씨를 물감으로 새기는 분장은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죠.

- 그런데 한동안 집회에서 이 모습을 볼 수 없어 많은 이들이 주 전 부위원장의 근황을 궁금해했는데요. 이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거죠.

- 시간이 지난 만큼 분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는데요. 거적때기 같은 옷을 마치 봉이 김선달처럼 걸쳐 입고, 얼굴에는 빨간 물감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노동자의 고통을 형상화했네요.

- 주 전 부위원장은 피켓도 준비했는데요. 피켓에는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파견법 시행 이후 임금과 근로조건이 하향평준화된 노동자들의 현실을 압축한 말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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