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말로는 친서민 공정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LPG 가격인하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기름값이 묘하다’는 묘한 한마디 외에는 묵묵부답이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택시노동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전국에서 모인 3천여명의 택시노동자들은 “LPG 가격을 당장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본부(본부장 구수영)는 이날 ‘LPG 폭등 규탄 및 생존권 쟁취 택시노동자 총궐기 선포대회’를 열었다. 택시노동자 3천여명뿐만 아니라 이들이 몰고온 택시 640여대가 동원돼 여의도공원 옆에 주차됐다. 이 같은 택시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는 올 들어 처음이다.
 


민주택시본부에 따르면 택시 운행에 소요되는 LPG의 일부 또는 전량을 직접 현금으로 부담하는 택시노동자들은 3년 전보다 리터당 38%나 오른 LPG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법인에 고용된 택시노동자들은 서울과 대도시의 경우 하루 평균 25리터의 LPG를 공급받는데 교대근무자의 경우 25리터, 전일 근무자의 경우 많게는 50리터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 경우 월 44만원에서 110만원까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본부는 “LPG 가격폭등의 원인이 LPG업계의 주장처럼 단지 국제유가와 환율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동안 수천억원의 담합이익을 챙겨 왔던 LPG 정유재벌의 욕심과 이명박 정권의 무책임한 친재벌 정책이 빚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기우석 본부 기획국장은 “택시노동자들이 집회를 한다고 하자 정부가 LPG 가격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전형적인 시간끌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내년에야 불을 끄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을 뽑겠다고 국민들이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는데 살림살이가 과연 나아졌느냐”며 “50~60년 전에나 나왔던 ‘못 살겠다’는 구호가 서민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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