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3명은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이나 직장을 다니는 동안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에 일곱은 차별을 당하고도 문제제기는커녕 억울해도 참고 견뎠다.

노사발전재단(사무총장 김용달)은 만 15세 이상 노동자 1천39명을 대상으로 ‘고용차별 관련 근로자 의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30.2%가 차별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임금이나 복리후생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사람이 60.2%에 달했고, 모집이나 채용 차별은 41.4%, 교육이나 승진 차별은 35.7%로 나타났다. 계약해지를 당하거나 해고를 당했다는 사람도 26.4%에 이르렀다.

차별을 당했다는 노동자들은 차별의 원인으로 연령(45.5%)·비정규직(44.6%)·학벌(42.7%)을 꼽았다. 성별(22.6%)이나 출신지역(14.3%)·외모(12.4%)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나이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50세 이상자가 60.2%로 과반을 차지했고, 생산직노무자는 54.7%로 조사됐다. 비정규직을 차별 원인으로 지목한 노동자들은 서울(51.4%)에 살면서 100인 이하 고용사업장(52.4%)에서 기능직(54.8%)이나 생산노무직(54.7%)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별을 경험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고 있었다. 차별을 당하고 나서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물었더니 76.1%가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어 그냥 감수했다"고 답했다. 문제제기를 했다고 답한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인사권자에게 따졌다는 응답이 10.2%, 공식적으로 회사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답변은 4.5%에 그쳤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노동자는 2.9%에 불과했다.

72.1%는 성별이나 연령·장애·고용형태를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법으로 금지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수가 고용차별 피해구제제도나 이를 신청하는 기관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차별신청제도를 안다는 응답은 47.4%에 머물렀다.

이번 의식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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