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군이 연평도 사격훈련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이날 훈련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중단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훈련 철회를 요구했지만 군은 사격훈련을 강행했다. 예상보다 짧은 1시간34분의 훈련이었지만 북한의 강경한 메시지 탓에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다행히 북한의 응전은 없었다.

전쟁발발을 우려하며 훈련중단을 요구했던 야당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불행한 사태 없이 훈련이 마무리돼 천만다행”이라며 “이제는 평화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전 세계가 긴장 속에서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다. 평화만이 최상의 안보임을 명심하고 대통령의 자존심은 응전보다는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선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며 “무모하게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이명박 정부의 전쟁도발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한반도 위기확산에 대한 책임을 어찌 감당하려 하느냐”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대방의 경고를 무시한 군사훈련이 얼마나 도발적이고 무모한 것인지, 정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사격훈련에 앞서 북한과 미국이 핵사찰 재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강공책이 무력해졌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최근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맥시코주지사를 동행취재한 미국의 방송사 CNN은 이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핵시설 복귀를 허용하고 핵 연료봉을 외국으로 반출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훈련 전에 북한이 유엔 핵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한 사실이 속보로 전해졌는데도 이명박 정부가 포사격 훈련을 강행한 것은 더 이상 북한과 대화의사가 없다는 것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북미관계 개선으로 정부만 '나홀로 강경책'을 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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