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업체 관리자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한 뒤 이 사실을 동료에게 말했다는 죄로 해고된 여성노동자 박아무개씨가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데요. 지난 17일 오전 9시20분께 박씨의 천막농성장이 강제로 철거됐다고 합니다.

- 비바람을 피하고자 피해자가 설치한 천막을 현대차 관리자와 용여경비원들이 철거한 것인데요. 목격자에 따르면 회사측은 깔판 같은 농성물품을 휴지통에 버리고, 천막 위에 덧씌운 비닐을 칼로 찢는 등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합니다. 박씨의 천막이 철거된 것은 이날로 벌써 두 번째라고 하네요.

-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달 초 박씨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을 인정하고, 성희롱 가해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하라고 권고했는데요.

-그런데 해당 하청업체가 폐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인권위 권고를 이행할 당사자가 없어진 상황입니다. 박씨는 원청업체인 현대차가 자신을 복직시키고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인권위 권고에 대한 현대차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부서진 천막이 이를 대변해 주는 것 같네요.

당선 3년 맞은 이명박 대통령

- 19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 꼭 3년째 되는 날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해 광우병 논란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전격합의하면서 전국적인 저항을 불러일으킨 것을 비롯해 사건이 줄을 이었지요.

- 사건이 많았던 만큼 여야의 평가도 천양지차입니다. 일치되는 내용이 있다면 이번에도 전 정권 타령이 빠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전 정부가 남긴 유산인 심각한 경기침제와 양극화 문제를 안은 채 시작했다가, 이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안 대변인은 “그러나 위기 속에서 오히려 강해지는 우리 민족의 장기를 살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G20 정상회의 개최, 미국·EU 등과의 FTA 최종 타결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는 평가도 내놓았습니다.

- 반면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3년은 거짓말로 세워진 사상누각이 붕괴되는 과정”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 역시 “2007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겨 민주정부 10년 동안 무려 3배나 소득을 늘렸다”며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국민소득이 감소해 올해도 2007년을 밑돌 전망이라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차 대변인은 “민주주의·경제발전·한반도 평화 등 민주정부가 10년 동안 이뤄 낸 성과를 이명박 정부가 3년 만에 모조리 탕진했다”고 말했는데요. 평가야 어떻든 거대한 사건이 너무 잦은 탓일까요. 3년이 길게 느껴지네요.

“경찰의 상경집회 원천봉쇄는 불법”

- 국가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상경집회에 참가하지 못한 노조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됩니다.

- 지방자치단체 상용직 노조원 이아무개씨 등 79명은 2007년 경찰의 원천봉쇄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상경집회에 참가하지 못하자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 이에 대해 광주지법은 19일 “국가는 이씨 등에게 각각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재판부는 “위법한 집회·시위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시간·장소가 떨어진 곳에서 집회에 참가하려고 이동하는 것을 함부로 제지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원고들이 경찰의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의사표현과 집회·이동의 자유가 침해돼 정신적 고통을 받은 만큼 국가는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이에 앞서 창원지법도 같은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단체 관계자 등 88명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0만원 지급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요.

- 관행화돼 온 경찰의 상경집회 원천봉쇄에 제동이 걸릴지 지켜봐야겠군요.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