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전세계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와 생존을 요구하는 기념행사를 벌이는 ‘세계 여성의 날’. 1908년 3월 8일 1만5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러트거스광장에 모여 ‘하늘 아래 여자와남자는 다를 수 없다’고 선언하며 시위를 벌인 데서 유래한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에 전 여성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 4일 서울 정동이벤트홀에서 열린 2001한국여성대회. 여성의 전화,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여성농민회 등 한국여성단체연합 소속 25개 여성단체들이 공동 주최한이번 여성대회에는 지방 여성단체 활동가들 1000여명이 서울로몰려들어 여성계 최대의 잔치를 벌였다.

올해 17번째로 열린 이번 2001 3·8 한국여성대회는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여성권익 디딤돌 수상, 2001년 여성선언문 채택과함께 2부행사로 여성문화제 ‘새로운 천년’이 열리고 축하공연으로 뮤지컬 ‘난타’ 하이라이트가 공연됐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올해 13번째인 ‘올해의 여성운동상’시상. 이화여전 재학중이던 1945년부터 친구사이로 지난 20여년간을 한결같이 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온 ‘올해의 여성운동상’수상자 윤정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와 이효재 전이화여대 교수가 나란히 등장,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수상자 윤정옥대표를 소개하기 위해 연단에 나온 여성계의 원로이효재교수는 “윤대표가 1943년 나이 열일곱살인 이화여전 재학시절 일군 강제 동원령에 손도장을 찍었던 기억으로 일평생을 정신대 문제제기에 정진했다”고 전하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부터 정신대문제를 연구해온 윤대표는 90년 정대협 결성부터 2000년 도쿄 법정의 히로히토 일왕 유죄판결까지 일관되게정신대 이슈화에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2부로 열린 문화제 ‘새로운 천년’에는 영상분야로 서일고등학교 방송부가 출품한 ‘이제는 말한다’, 울산여성회의 ‘햇살아래’ 등 10대 여성의 성, 여성가장문제를 다룬 영상물들이 상영됐다.

올해 문화제의 특징은 노래 부문 출품작들이 모두 ‘성희롱’을다뤘다는 점. ‘출퇴근길 초만원 지하철에서/ 날마다 곤두서는기막힌 사연/ 아니나 다를까 응큼한 손길/ 아 짜증나 넌덜머리나’ 등의 가사로 이루어진 여성예술집단 오름의 ‘이제 그만’, 한국성폭력상담소 노래패의 ‘당당히 소리쳐 손가락질해’, 무슨연구소의 ‘위기일발아저씨’ 등은 지난해부터 뜨거운 사회이슈로 떠오른 성희롱문제를 다뤄 참석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