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의 자녀들은 사원으로 입사한 뒤 평균 3.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이 9일 현직 임원으로 재직 중인 대기업 총수 직계 자녀 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수 자녀들이 상무보(이사대우) 이상의 임원급으로 선임된 나이는 평균 31.8세였다. 이들이 회사에 입사한 나이는 평균 28세였다. 입사 뒤 3.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젊은 조직론’을 내세우며 대규모 인사가 이뤄진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신규 임원 318명의 평균 나이가 44세인 것과 비교해도 12.2세나 빠른 것이다.

총수 자녀들이 임원이 된 뒤 상위 직급으로 승진한 기간은 평균 2.2년이었다. 일반 임원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는 평균 기간(4년)보다 1.8년 빨랐다. 삼성그룹 인사에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10년 만인 2001년 상무보로 임원이 됐고, 임원 승진 후에는 평균 2.3년마다 승진하면서 올해 사장이 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95년 삼성복지재단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4년 호텔신라 상무보로 임원이 됐고, 이후 6년 만에 사장에 올라 평균 1.5년마다 승진했다. 올해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제일모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나란히 승진한 이서현·김재열 부사장 부부도 2005년 상무보로 임원이 된 후 평균 1.7년마다 한 단계씩 승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평균 3년마다 승진했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각각 2.2년·2.8년마다 한 직급씩 승진했다. 이 밖에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이우현 OCI 부사장이 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이 1.4년,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1.7년, 박세창 금호타이어 상무가 2년, 조현준 효성 사장이 2.3년마다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