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 너머 야만을 봅니다. 너나없이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정규직 아닌 당신은 비정규직, 사내하청, 아니 '업체사람'에 불과합니다. 누가 갈랐는지 '분단'의 골은 오래 깊어 생채기 곪아 터져 꽝! 포탄이 울산 현대차 공장에서 먼저 터졌습니다. 대응은 단호했습니다. 용역경비와 경찰력 앞세운 회사는 '몇 배의 응징'을 해 왔습니다. 불길이 솟아 기어이 거기 맞선 사람을 태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공장 3층 철망 너머 당신은 오래된 유인물을 보고 또 살핍니다. 언제일 지 모를 '공격' 앞에 '경계인' 당신은 밤잠 미룬 채 경계근무를 섭니다. 포성 없는 대치가 열흘 넘게 이어집니다. 추위와 배고픔은 생존의 문제와 가깝습니다. 야만의 시절, 아픔이 계속됩니다. 분단을 끝내야 합니다. 연대와 단결이 우리의 무기라고 다 해진 유인물에 선명합니다. '노동자는 하나다' 현수막이 불 꺼진 농성장에서 유난히 또렷합니다. 철망 너머 야만을 끝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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