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옆 천막살이. 무·배추며 양파 등속에 고무장갑 따위 가지런하니 김장철인가. 아니 찬바람 겨워 겨울이구나. 비닐 둘러 바람은 당장 막았데도 할머니 시린 무릎 어쩔 것이야. 쨍 하니 빛 들어 위안인데, 빌딩 숲 그림자 따라 짙어 그도 잠깐. 이 골목 저 길가에 대기업 슈퍼마켓 치고 들어 할머니 좌판 설 날도 잠깐이다. 아니라도 공사통에 할머니 설 땅이 벌써 좁았다. 공항철도 개통이 코앞, 공사장 포클레인이 할머니 코앞에서 분주히 흙을 파고 부렸다. 파라솔 하나 그 틈에 겨우 들었다. 비닐 내려 찬바람을 겨우 막았다. 햇볕이 잠깐, 겨울이 성큼. 기찻길 옆 오막살이 할머니의 겨우살이. 그 저린 손은 어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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