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노조는 다른 기관에 비해 뒤처진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진급에 주력하고,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당함을 적극 알려 낼 것입니다.”
지난달 1일 경찰청 산하기관인 도로교통공단에 노조가 출범했다. 공단은 내년 1월 경찰청 부속기관인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이종상(45·사진) 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 왜 노조를 설립했나.
“우리 공단은 경찰청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노조 결성 자체가 쉽지 않았다. 지난 20년간 노조 결성 시도와 실패가 반복돼 왔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임금과 처우가 다른 기관보다 열악하다. 올해는 내년에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어 직원들이 노조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위원장은 "그렇다고 노조 설립이 쉬웠다는 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조 결성은 9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으로 당선된 6명이 주도했다. 회사에 들키지 않기 위해 몰래 만났고, 한국노총 공공연맹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창립총회도 공공연맹에서 했다.
막상 노조가 설립되자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설립 한 달 만에 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 1천300명 중 866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 운전면허시험관리단과의 조직통합 경과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정책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운전면허시험관리단이 도로교통공단에 통합된다. 시설의 소유권은 경찰청에 남기고 업무만 넘어오는 형태다. 문제는 이달 9일 경찰청이 무리한 인수조건을 요구했고 그것을 도로교통공단이 수용했다는 것이다.”

- 무엇이 문제인가.
“관리단은 경찰관을 포함해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을 민간인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경찰청은 3직급 상향조정안을 제시했다. 예컨대 관리단의 기능직 6급이 공단의 3급 부장급으로 온다는 것이다. 엄청난 특혜다. 현재 공단의 경우 대학원을 졸업한 뒤 7급으로 들어와도 3급까지 가려면 정년까지 가야 하는 구조다.”

이 위원장은 "공단의 인사적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공단엔 10년 이상 진급이 안 되는 경우도 파다하다. 고질적인 경찰청의 낙하산 인사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경찰관 출신이 낙하산 1급으로 와서 숨통을 막아 놓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관리단 직원들이 3직급 상향조정돼 공단으로 온다고 한다.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 노조의 요구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도로교통공단 사측이 노조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 경찰청의 경우 행정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직접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공단은 그렇지 않다. 경찰청의 무리한 인수조건은 공정사회와는 무관한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무리한 상향조정을 두지 말고 공단 임용규칙대로 하라는 것이다. 현재 공단 임용규칙에는 1직급 상향조정 조건의 경찰관 특채규정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또 관리단에서 일한 경력자를 보내야지, 지원자가 없다고 다른 부서에서 일했던 무관한 사람을 보내서는 안 된다.”

- 앞으로 노조 계획은.
“노조가 결성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현재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단체협약안을 확정하고 투쟁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상급단체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