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로 미뤄졌다. 야당은 합의되더라도 비준을 거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논의했으나 세부적 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장관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상호수용 가능한 합의를 하기로 했다”며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FTA의 계속 추진이 필요하고 그것이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제대로 (타결)한다면 양국 국민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협상)팀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노력해서 이를 타결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양국 정상회담 이전에 FTA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그렇지만 양국 정상이 타결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데다, 핵심 쟁점이었던 자동차와 관련한 이견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추가협상안에 양국 정상이 사인할 가능성도 높다.
추가협상에 대해 야당은 ‘재협상 반대’, ‘비준 반대’로 의견을 모았다. 야5당은 이날 오전 국회본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주권국가로서 기본마저 저버린 굴욕협상”이라며 “한미FTA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결의대회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FTA 재검토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파면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타결에 실패했다는 양국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뒤에도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미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국을 희생시키는 것을 자유무역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며 “후진적인 밀실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더 줄 것인지, 아니면 덜 줄 것인지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즉각 FTA협상을 중단하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없는 불평등협상은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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