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경제위기를 전후해 주요 20개국(G20)의 경제·고용부문 비교자료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는 지표만 소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노동부는 ‘G20 국가의 위기전후 경제·고용 국제비교’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G20이나 G7의 경제성장률·취업자 증감률·실업률·시간당 임금상승률 등이 분기별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보여 주는 자료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1%나 G7 평균 2.7%보다 높았다. 취업자 증감률(1.83%)도 OECD 평균인 0.29%보다 높았고, 같은 기간 동안 취업자가 감소한 G7국가들과 비교됐다. 경제위기 이전보다도 악화된 G7이나 OECD 평균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OECD나 G20 평균을 밑도는 고용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G20 속의 한국’ 자료를 봐도 우리나라의 2008년 고용률(만 15~64세)은 63.8%로 G20 평균인 66%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보다 고용률이 떨어지는 나라는 터키(44.9%)·멕시코(61.3%)·이탈리아(58.7%)·벨기에(62%)뿐이었다.

7월 노동부가 낸 보도자료를 봐도 2009년 우리나라 고용률은 62.9%로 터키 등 4개 나라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고, OECD 평균 고용률(64.8%)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동부는 평소 “실업률이나 취업자보다는 고용률을 실질적인 고용지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비교자료에 고용률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니냐”며 “G20의 자료가 풍부하지 않아, 비교적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가능한 지표를 선정해 비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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