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차고 앉았으니 죄가 많았나. 열심히 일한 죄뿐이라고 했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따로 없다고 했다. 프랑스 발레오는 지난해 천안공장을 청산했다. 흑자를 보던 건실한 기업이었다. 짧아도 십수 년, 청춘을 바쳐 일한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해고됐다. 거리에 나앉은 지 1년이다. 금속노조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합동 주한 프랑스대사관 인근에 앉아 집회를 했다. 천안에서 걸어 찾은 곳이다. 삼보일배도 마다않았다. 정부가, 발레오그룹이 나서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대사관을 향해 외쳤다. 이곳에서 노숙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돌아갈 곳이라야 불 꺼진 공장 한켠 텐트 몇 동이었다. 회사가 고용한 용역경비원들이 거기 많았다. 칼 차고 앉아 투쟁경과보고를 들었다. 꼭 1년을 곱씹었다. 열심히 싸운 죗값인지 한파에 내내 떨었다. 부득불 이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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