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세월호를 통해 우리는 위험 상황에 ‘가만히 있으면’ 죽게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위험으로부터의 신속한 대피는 안전 확보를 위한 기본 수칙이다. 작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열 번째 사연은 일터에서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한 ‘노동자 작업중지권’에 대한 이야기다.삼성의 작업중지권삼성물산이 최근 언론의 재조명을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3월부터 건설현장 노
■ 국장급 승진△오영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 ■ 과장급 전보△이지윤 화학사고예방과장 ■ 과장급 파견△임동희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이행 추진단 2024년 4월22일 시행
동생은 1990년대부터 식자재 납품 일을 했다. 병원과 학교가 주요 고객이었다. 지금처럼 학교가 무상급식을 하기 전이었다. 당시엔 위탁 급식을 실시했는데 동생은 학교장 등살에 힘들어했다. 언론에는 이따금 식자재 납품 비리가 오르내렸다. 결국 동생도 20년 가까이 운영하던 사업을 접고 자격증을 따 지금은 10년차 일식 요리사로 일한다.민주노동당이 2000년대 초 무상급식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거대 양당과 주류 언론은 정신 나간 소리라고 했다. 비리의 온상이었던 위탁급식을 없애자고 가장 큰 목소리로 외친 것도 진보정당이었다.이들의 노
지난 주말 미국에서 열리는 초대형 팝 뮤직 페스티벌인 코첼라 페스티벌이 생중계됐다. 공식 명칭은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로 지난해 헤드라이너(대표 출연자)로 한국 아이돌 그룹인 블랙핑크가 초청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 세계 최대의 상업 축제 중 하나로 평가되며 일반 입장료 가격이 499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코첼라는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연을 생중계해 먼 거리에 있는 이들도 함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물론 재미와 몰입도 면에서 직접 현장에서 콘서트를 감상하는 일과 비교할 수 없지만, 물리적 거리와 비용을
총선이 야권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노총과 노동운동 내부는 정권심판은 환영하지만 진보정치 미래를 떠올리면 속내가 복잡하다.민주노총은 논란 속에 의미있는 총선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비례위성정당을 통한 연합노선, 녹색정의당과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독자노선으로 나누어 각자도생 선거투쟁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아는 바 그대로다. 이미 민주노총 단일 선거방침이 무용지물된 지 오래된 마당에 총선 평가를 같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민주노총 3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지난 1세대 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을 돌아보고 2세대 노동자 정치
“유도리 있게 일해라” 모두가 한 번씩 들어본 말일터다. 유도리는 일본어로 ‘(시간·금전 여력 등의) 여유’를 뜻하는 말이다. 일터에선 쓰임이 조금 다르다. 업종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융통성’일수도 있고, 건설·제조업종에서는 미세한 오차라도 큰 문제가 나지 않을 것이니 ‘넘어가자’는 의미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일터에서 ‘유도리’ 있는 업무수행은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놀랍게도 원칙과 절차가 중요한 안전관리 업무도 예외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뿐 아니라 80여 가지의 안전보건 관련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야당이 다수 의석을 가졌지만 22대 국회에서 불안정 노동자들의 권리보장 입법이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21대 국회도 야당이 다수의석이었지만 대통령 거부권으로 무산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제외하고 의미 있는 노동 입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노동조합 바깥에 있는 노동자들의 경우 제도의 변화만으로도 권리가 조금은 진전되기도 하며, 제도를 바꿈으로써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투쟁하는 데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법제를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일은 필요하고, 노동자들
22대 총선이 끝났다. 총선 다음날 공교롭게도 경기지역 단위노조 대표자들을 상대로 2024년 노동 정세와 노동조합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총선 다음날이라 화제는 자연스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참패한 총선 결과를 두고 노동현장에서 표출된 민심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모인 지점은 불공정한 국정운영 방식이었다. 해병대 병사의 순직에 책임이 있는 피의자인 전 국방부 장관을 도피성 출국시킨 행위나 배우자 범죄 의혹에 관대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태도를 두고 대다수 국민이 분노의 투표를
코로나19 유행은 필수노동, 공적 돌봄에 대한 사회적 감각을 촉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돌봄은 ‘여성의 일’ ‘부차적 일’이라며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이는 공동체 안에서 돌봄의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 떠넘기는 이유가 되기도, 돌봄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조건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이 방관된 채 난립하는 민간 돌봄기관의 사유화는 돌봄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강화해 왔고 ‘공적 돌봄’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이윤과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묻어 버렸다.돌봄의 역할을 국가가, 공공이 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1940년 11월 일본제국 각료회의는 ‘근로신체제확립요강’을 발표했다. 일제는 본토의 전국노동조합동맹(1930년 결성)과 일본노동총동맹(1936년 결성)을 해산하고, 1940년 11월 대일본산업보국회를 출범시켰다. 모든 경제 단위에서 노동조합은 해체되고, “근로조직”으로서의 산업보국회가 조직됐다. 산업보국회는 일본식 기업별노동조합주의의 모체로 이후 한국의 기업별노동조합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이룬다.1948년 들어 대한민국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제헌헌법을 논의할 때도 ‘노동’이란 말은 배척됐고, 그 자리를 조선총독부체제의 산물인 근로가
이주여성은 젠더·이주·인종·출신지역·고용형태·가족형태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 비교적 빠르게 정착 가능한 결혼이주여성에게도 차별은 낯설지 않다.원주민에게만 적용하는 호봉제, 승진의 제한, 국적 비하 같은 것이 그렇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결혼이주여성 4명이 정주여성에게 편지를 썼다.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유리천장을 함께 견디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다. 벚꽃이 만개한 4월이네요. 여러분의 일터에서도 봄이 보이나요?반가워요. 저는 15년 차 결혼이주여성 제인입니다. 제가 태어난 중국에도 이맘때 천
판결요지이 사건 다이캐스팅 기계뿐만 아니라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전반적인 안전 문제를 방치했다고 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도 매우 중대하며, 피고인들이 최근 울산에서 같은 유형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2022년 7월4일자 안전관리 상태 보고서를 본 직후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고 직후에 신속하게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하고, 시정조치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 B을 집행유예 등으로 선처할 수 없다.
4월17일 수요일중앙노동위원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고신대학교복음병원(필수유지업무) 오전 10시, 강남성심병원(부당해고) 주식회사 아워홈(부당해고) 오후 1시30분, 성모방문요양센터(부당해고) 주식회사 광무(부당해고) 오후 2시30분, 군포산본1026(부당해고) 오후 3시30분, 경기도소방학교(부당징계해고) 오후 4시, 대전환경사업지방자치단체조합(부당감봉) 오후 4시3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국밥생각 강남역점(부당해고) 어울림노인복지센터(부당해고) 오후 2시, 재단법인 좋은친구산업복지재단(부당인사발령) 삼우안전관리 유한책임회사(부당해
나의 일, 나의 일터, 내가 살아 온 날을 기록해 보자. 전문작가의 글처럼 수려하고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나의 삶이 꼭 성공적이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삶을 기록하는 자체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사회적기업인 협동조합 은빛기획이 노동자들과 퇴직예정자들에게 글쓰기, 자서전 쓰기를 제안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4월16일, 세월호 참사 10주년이다. 안산에서, 그리고 각 지역 여러 곳에서 그날 그 사건을 되새기는 행사가 열리고, 방송·신문 등 언론매체는 특집기사로 그 사건의 의미, 기억 속 참상을 불러내고 있다.
건설기능인의 직업전망을 제시하고자 3년 전에 도입된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에 대한 당사자의 참여가 저조하다. 문제의 핵심은 기능등급의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황에 대한 잘못된 진단으로 제도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사람 대접의 기본 ‘경력 입증’, 비정규직은 소외필자는 약 30여년간 건설노동자를 연구하고 있다.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건설노동자는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는 것이었다. 지위나 임금, 그리고 사회복지 등 제도적으로 대접받으려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얼마나 했는지’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
A의 마지막 출근일이 결정됐다. A는 위로할 일이라 했지만, 나는 축하 케이크를 사오겠다고 했다. 다시 취업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을 때까지는 매일 불안하고 막막하겠지만, 그래도 A의 퇴직은 본인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일상을 선택하겠다는 의미이니 하루 정도는 그간의 고생을 알아주고 미래를 축하하는 날로 함께 보내고 싶다.A가 의원면직(공무원 자진 퇴직)을 결정할 때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주변에서는 ‘더 노력해 봐’라고 하고, 본인은 ‘후회할까 봐’ 망설였다. 공무원으로 일한 경력이 새로 취업할 때 도움이 될지 하는 걱정, 새로
대상판결 : 울산지방법원 2024. 4. 4. 선고 2022고단4497Ⅰ. 이 사건의 주요 내용1. 사안의 개요이 사건 회사는 양산시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상시근로자수 약 60명)이다. 위 회사의 대표이사 갑은 위 주식 100%를 보유한 단독 주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이자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다. 위 회사의 총괄이사 을은 대표이사를 보좌해 사업 전반을 관리했다. 이 사건 회사의 공장에 네팔 국적의 근로자(남·41세)가 2022년 7월14일 오전 10시2
부천은 경기도에서도 면적이 그리 넓지 않은 도시다. 그러나 80만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일과 생활을 하는 도시다. 서울과 인천의 경계에 있는 만큼 도시를 넘나들며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이름을 알만한 대기업은 많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사업장도 전국 그 어느 곳 못지않게 많다. 50명 미만이 전체 사업장의 99.2%를 차지한다.자본이 취약하니 복지제도는 사실상 전무하다. 시급으로 계산되는 임금은 최저임금을 넘는 경우를 찾기 어렵고, 그렇게 길게 일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기에 노동시간도 길다. 잘리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것에 만
2024년 4월 총선 결과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총 175석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108석을, 그리고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획득하며 범민주진영이 무려 187석에 이르게 되었다. 이번 총선의 역사적 의의는 윤석열 정부가 노무현 정부 이래로 이어지던 '단점정부'(unified government)의 형성에 실패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단점정부'란 쉽게 말해 여대야소를 의미한다. 대통령 소속의 여당이 과반에 가깝거나 과반의석을 차지해 의회 제1당인 경우를 '단점정부'로, 반대로 여소야대 형국을 '분점정부'(divid
1.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지나갔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175석, 조국혁신당 12석 등 야당이 192석을 차지한 반면,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108석을 차지했다. 정권 심판을 내세운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에 대해서 4월11일 이 나라 양대 노총도 논평했다. 그 첫머리를 민주노총은 “민중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했다”고, 한국노총은 “여당 참패‧야당 압승으로 끝났다”고 썼다.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2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정권심판의 의지로 표출돼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참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