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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가 파업하는 이유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이 공동파업을 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지난 3일에는 학교비정규직을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 5만3천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앞으로도 차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은 위기에 봉착한 것일까.

▲ 박정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실장

정부 공약대로 학교비정규직 공정임금 로드맵 만들라
박정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실장

학교비정규직은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절반 가까이를, 전체 교직원의 43%를 차지한다. 무상급식이 전면화되고, 방과후 돌봄이 확대되고, 교육활동들이 세분화·전문화하면서 학교비정규직 직종도 늘었다. 현재 70여 직종에 이른다. 이미 이들은 공적 교육의 중요한 축이다.

파업을 하니 급식대란·돌봄대란이 불거졌다고 난리다. 신분을 규정하는 법·제도 없이 유령처럼 취급받아 왔는데, 파업을 하니 존재를 인정해 준다. 학교비정규직은 정원·보수기준이 없어 시·도별로 임금처우와 노동조건이 제각각이다. 교육공무직이라는 신분을 보장하도록 법제화하고 중앙정부에서 관리하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요구다.

학교비정규직 처우는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 수준이다. 방학 중 임금이 나오지 않는 일부 직종은 더 낮다. 기본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고 근속수당을 인상해서 임금격차를 80% 수준으로 만들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당장 하라는 것도 아니다. 이번 정부 임기까지 ‘학교비정규직 공정임금 로드맵’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수준으로 차별을 줄이자는 학교비정규직의 요구는 과하지 않다. 정부와 교육당국의 응답을 기다린다.

▲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법원 판결 따라 직접고용 해야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

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에 대한 불법파견은 법원 1심과 2심에서도 인정한 상황이다. 톨게이트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정책과 별개로 법원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을 이행해야 하는 사업장인 셈이다. 그런데 정부와 공공기관은 법원판결을 무력화하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랍시고 자회사 전환을 강행했다.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1천500명이 이달 1일 해고자로 내몰렸다. 이에 지난달 30일부터 나를 포함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수납원 42명은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일부 요금수납원들은 이달 1일 청와대 노숙농성을 시작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에 면담을 요구하는 수납원들을 경찰이 막아서면서 수십 명의 동료들이 연행됐다. 일부 동료들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금 40여명의 수납원들은 캐노피에서 이런 상황을 피눈물을 흘리며 함께 보고 있다.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아쉬움이 크고, 무능하고 폭력적인 이 정부가 원망스럽다. 이런 것이 문재인 정부의 실체다.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받고 있다. 동료들이 더 이상 다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고 싶다. 시민들께 연대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우리는 직접고용을 얻어 내 이를 보답하겠다.

▲ 김재훈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사무처장

가이드라인 내놓고 뒷짐만 진 정부
김재훈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사무처장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만’ 했다. 정부 스스로 지침을 내놨다면 정부가 책임지고 정규직 전환 상황을 점검했어야 했다. 그러지 않으니 무늬만 정규직이 횡행하게 됐다. ‘공무직’이란 이름 아래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됐지만 처우와 노동조건이 오히려 악화됐다. 현재 국립생태원도 일부 직무 노동자 임금이 삭감됐다.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가 자신이 하던 일을 놓고 총파업을 택한 이유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당연한 관행이 돼야 하고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기본 당위에 입각해 공공부문의 고용·인사관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용역업체 이윤 등 절감재원은 전환 근로자 처우개선에 사용해 이전보다 근로조건이 개선되도록 처우개선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한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종청사의 경우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정부세종청사는 정부 산하기관도 아니고 정부 그 자체다. 그런데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정부의 지침은 지침일 뿐 강행 규정이 아니다”며 교섭을 해태한다. 정부 스스로도 지키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산하기관에 지키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가 지침을 내렸다면 지침 이행 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그것은 곧 정부가 비정규 노동자의 처우개선 의지를 보여 주는 길이 될 것이다.

▲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고용안정-처우개선 로드맵’ 밝히고 준비해야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공약이다. 그런데 80% 정도의 일은 잘해 놓고 20%인 과정관리를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 이번 파업이라고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확보한 뒤 2단계로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사람들도 있고 고용안정은 보장받으면서도 자회사로 전환한 것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또는 처우개선에 만족하지 못하기도 한다.

도로공사 비정규직은 다수가 자회사로 전환했지만 불법파견 때문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다.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포함해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정규직 전환 방식에도 반발하고 있다. 사업장마다 쟁점이 다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해결하기 힘들다. 따라서 정부는 고용안정성을 책임지면서 단계적으로 처우개선을 하겠는 시그널을 명확히 줘야 한다. 예산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에 로드맵을 만들어 국민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저임금 논란처럼 “우리는 잘했는데 왜 비난하냐”는 식은 곤란하다. 노동자들은 노동정책 후퇴를 우려하는 것이고,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이런 반발이 모인 가운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으로 폭발한 것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이다.

▲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자회사 방식 정규직 전환, 잘못된 시그널 줬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자회사 무기계약직 전환이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최상인 것처럼 되고 있다. 자회사 방식 정규직화는 비정규직 차별을 다른 차별로 전환하는 것밖에 안 된다. 자회사로 갔을 때 노동자들은 권리행사를 침해받을 위험성이 있다. 정부는 분명한 개선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뭉개고 있다. 이런 정규직화는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개선의지가 없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용상 차이가 신분 차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공공부문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민간기업이 공공부문을 최상치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그만이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은 문제다. 인천국제공항은 차별도 심각했고 정규직으로 고용할 여력이 있는 곳인데도 일부만 직접고용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러니 자회사가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정부가 경영평가 불이익을 준다든지 대책을 냈지만 본질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대부분 학교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다른 업무를 한다. 이들은 비정규직 차별과 현업 차별, 학력 차별을 중첩돼 겪는다. 초봉이 공무원 하위직급의 60%라지만 근속이 쌓이면 30~40% 수준으로 떨어진다. 합리적 격차가 아니다. 정부가 불합리한 차이를 줄이는 설계를 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여전히 인건비 중심 관리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근본 문제다. 정부 스스로 이 문제에 손을 댈 의지가 있는지 묻고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자회사 방식은 비정규직 문제 개선이라기보다 실체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차별·모욕·멸시에 대한 비정규직의 인간적 절규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투쟁을 지지한다. 이들의 투쟁은 임금인상과 복지수준 향상 같은 요구도 있지만, 무엇보다 직장내 인간에 대한 차별과 모욕·멸시에 대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외침이자 인간적 절규다.

불교에는 독화살 비유가 있다. 사람이 독이 든 화살을 맞았으면 즉시 뽑아야 하는데 화살의 재료가 무엇인지,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인지만 찾고 있는 꼴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방식의 정확한 정규직화를 시키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유연하게 풀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일반 관료들이 제대로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노정교섭을 통해 비정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정규직화를 이행해야 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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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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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공 철밥통 처리반 2019-07-05 13:54:49

    오 기사 너무 와닿넹요.
    역시 무시한 도공 철밥통들과 비교되는 전문가들은 생각자체가 다르네
    정확한 지적들이십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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